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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만 Mar 18. 2024

2024년 양주의 불곡산에는 여전히 악어가 산을 오른다

나의 영원한 짝꿍이 2024년 첫 산행을 하였다.

신발 이외에 다른 것을 착용하는 것을 싫어하기에 겨울산은 절대 가지 않는다. 나는 한 번쯤 이야기하지만 혼자서 즐기라고 한다. 봄부터 시작하여 가을까지 1달에 1번 정도 같이 산행하는 것을 만족해야 한다.

오늘도 산행은 즐겁다.

지난주는 힐링 산행이고 이번주는 즐기는 산행이다.

서울 근교에 몇 안 되는 즐거운 산행지다. 불곡산은 경기도 성남에도 있고 경기도 양주에도 있다. 이번에는 경기도 양주다. 서울에서 출발하여 양주시청으로 가면 된다. 전철 1호선을 타고 가도 되고 승용차를 가지고 가도 된다. 양주시청 주차장을 양주시에서 주말에 무료로 개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짝꿍을 모시고 가는 산행이기에 승용차를 가지고 이동한다.  주말고속도로는 어디에나 붐빈다. 서울-문산 간 고속도로를 들어선 후 차장밖에는 봄을 맞이하는 농토에 녹색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고양 JC에서 수도권 제1순환 고속도로를 들어선다. 사패산 터널을 지나면서 호원 IC를 이용할 자동차는 3-4차로를 이용하라는 안내표지가 있다. 그 안내표지를 따라 호원 IC를 나가고 의정부 시청 옆을 지나 양주시청으로 향한다.


양주시청에 들어서니 벌써 주차장이 그득하다. 산으로 간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일을 하러 온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산으로 간다. 양주시청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을 하니 불곡산은 양주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불곡산 둘레길도 있다. 정상을 가지 않고도 한 바퀴돌 수 있다고 하니 누구나 한 번쯤 걸어보기를 권한다.


4년 전에 이곳에 왔을 때와 비교도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때는 진달래가 피고 개나리꽃이 피어 있었는데 오늘은 아직 빠르다. 늦겨울, 초봄이라고 할 수 있는 3월이기 때문이다. 어제까지 영하의 날씨가 오늘은 20도 가까이 오를 것이라는 기상예보다. 내일은 다시 한파주의보가 예보되어 있다. 전형적인 봄이다. 기온이 급강하하고 급상승하는 것이 봄날씨다. 그래서 옷을 잘 입어야 한다고 하였다. 처음에는 겨울옷을 입고 등산을 시작하다. 한거플씩 벗어서 배낭 속에 들어가기를 바라면서 산으로 간다.

등산 안내지도를 보고 계획을 이야기하고 산으로 들어선다. 예전에는 없던 길도 있지만 그럭저럭 편안한 등산길의 시작이다. 불곡산의 처음은 흙산이다. 그리고 정상부는 암릉이다. 그리고 양주시청 쪽도 흙산이다. 봄 산의 전형적인 진흙산은 아니다. 봄날 흙산을 잘 안 가는 이유는 바짓가랑이가 흙으로 완전히 덮혀져 자동차를 탈 때나 전철을 탈 때 미안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3월은 될 수 있는 한 암릉이 있는 곳을 찾는다. 오늘도 그렇게 찾았다. 흙산이지만 그렇게 진흙이 없는 산이 불곡산이다. 그리고 불곡산은 삼국시대에 고구려에 있어서 중요한 전략 요충지였다고 보면 될 것이다. 산 양쪽을 보면 평원지역이다. 이곳에서 주변을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에는 고구려시대의 성곽인 보루가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산 곳곳에 그 흔적이 있다. 불곡산의 임꺽정 봉도 보루의 하나라고 한다.

고구려의 보루를 표시해 놓았다. 그런데 아쉬운 것이 있다. 그 보루를 보호하지 않고 보루 위를 지나가도록 등산로를 정비해 놓은 것이다. 우회하던 길도 보루 위를 지나가는 등산로가 있다. 문화재는 보호하고 관리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아쉽다. 성곽을 보호하기 위하여 성곽을 오르지 말라고 하는데 성곽을 지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다.


아침 안개의 영향도 있고 몽골황사의 영향으로 주변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정상이 보인다. 정상 주변을 담는 것은 멀리서 보았을 때 정상이 바로 보이는 것이다. 그 정상을 담고 이동을 할 뿐이다. 멀리 도봉산과 사패산이 보일 수 있지만 오늘은 그냥 진한 곰탕 속에 들어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맑은 곰탕은 나주 곰탕이고 나머지는 진한 곰탕이다. 산에 다니면서 이 말에 익숙해져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무엇을 보면서 무엇과 같다고 한다. 산에 있는 바위들은 등산을 다니면서 가장 즐겨보면서 그 흔적이 바람과 비와 세월이 다듬어 놓은 조각을 본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금강산 그 경치를 아름 다고 하지만 그림 속의 경치가  된 것이 벌써 몇 년이 되었는지 모른다. 그것을 이용하여 돈을 벌려다가 이제는 그림 속으로 들어갔고 오늘은 불곡산의 조각작품을 감상할 것이다.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펭귄이다. 조선시대에 이 모습을 보았을 때는 무엇이라고 하였을지 궁금하다. 그때는 펭귄을 못 보았으니 그냥 곰바위라고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 그때는 지금처럼 산을 오르지 않았으니 별도의 명칭이 없었을 수도 있다.

정상을 오르면 이곳저곳을 보지만 곰탕 속에 있는 그림은 나타나지 않고 임꺽정봉과 그 앞의 상투봉이 보인다. 그리고 우리는 임꺽정봉으로 향한다. 내려가고 올라가고 암릉지대를 지나는 것이다. 우회로도 있지만, 그것은 얼마 되지 않고 계속하여 암릉지대를 지난다. 두 번째 만나는 조각은 거북바위다. 4년 전에 이곳에 왔을 때 없었던  거북바위다. 거북바위가 어느 산에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상투봉이다. 상투봉을 지나면서 생쥐바위를 만났다. 이곳도 4년 전에는 없었던 안내표지가 있다. 그때 지나가면서 생쥐바위다 했는데 이제는 안내표지가 있고 내려갈 때 사다리를 이용하였는데 이제는 데크다. 힘들게 내려왔던 바위길도 이제는 데크가 놓여 있다.

이제 임꺽정봉을 오른다. 우리 앞에 밧줄이 있고 그리고 안전을 위한 시설도 있다. 다만 데크가 없을 뿐이다. 가파른 길을 밧줄을 잡고 오르다 보면 어느새 다 오른 것을 느낀다. 초등학생이 아빠와 같이 내려오고 있다. 내가 예전에 아이들을 데리고 암릉에 왔을 때 아이걱정이 태산이었던 기억이 난다. 그 암릉을 아이는 순식간에 지나가지만 아빠들은 걱정이 앞서면서 한순간도 아이의 동작을 놓치지 아니한다. 오늘도 그 모습을 본다. 아빠는 조심조심 아이의 동작을 보면서 따라 내려오고 있다. 짝꿍은 자신 있게 오르고 있다. 그러면서 어느 곳에서는 손을 내민다. 그곳의 높이가 발을 딛고서 올라서기에 높기 때문이다. 그 높이를 내가 보충해 준다

물개바위에 도착하였다. 맞은편에서 보면 그렇게 물개처럼 보이지 않지만 그 조각품이 사람들의 손길을 받아서 더 물개처럼 변화되고 있다. 사람들이 중간에 앉아서 인증을 남기기 때문이다. 물개바위에서 불곡산의 명물인 악어바위로 방향을 잡는다. 정상을 가지 않고 100-200m 정도를 내려갔다가 오는 것이다. 악어바위를 보지 않고는 불곡산을 왔다 갔다는 얘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짝꿍이 왜 가느냐고 얘기하여서 악어바위를 보러 간다고 얘기하니 반신반의한다. 그래도 간다. 공기바위를 지나고 코끼리 바위도 지나고 아기 물개바위도 지나고 악어바위로 간다. 악어바위를 보고 다시 오르면서 공기바위, 코끼리바위, 아기물개 바위도 다시 감상할 것이다.

짝꿍이 왜 자꾸 내려가야 고 한다. 하지만, 이것을 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끌고 간다. 내려가면서 왼쪽은 대교아파트 오른쪽은 악어바위라는 이정표를 지나고 악어바위에 도착하니 감탄을 한다. 그렇게 인증샷을 남기지 않는 분이 그 바위에서는 인증샷을 남긴다. 악어바위를 보지 않았으면 후회했을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복주머니 바위는 주머니 담지 못하고 사진으로 담고 다시 오른다. 이곳에서 내려가는 길이 싫다고 하면서 임꺽정봉을 오른 것이다. 가면서 조각작품인 코끼리바위를 지나고 공기바위를 지나고 아기물개바위를 지난다. 코끼리 바위는 눈을 누가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냐 하는 얘기도 한다. 머리모양이 코끼를 닮았다고 한다. 아기물개 바위는 그냥 스치고 지나는 데 있다. 공기바위는 공깃돌과 같이 둥근 모양이라서 그런 것 같다.

임꺽정봉에 도착하였다. 안내판에 있는 도적이라는 글자에서 한 글자를 지워놓았다.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도적인지 의적인지 구분이 안되어서 그럴 것이다. 조선시대에 탐관오리들이 많아서 그들에게 피해를 본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은 중앙집권적 정부이고 통신이 발달이 되어서 해당지역의 토호가 그지역에서 세력을 떨치지 못하지만 당시에는 가능하였다고 본다. 그래서 민란이 발생하였다고 본다. 지금은 토호가 없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그때와는 다르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1949년 있었던 농지개혁과 1950년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의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의 양주의 넓은 들이 토호들이 발을 딛고 양민들을 괴롭혔을 것이라고 본다.

임꺽정봉을 지나고 이제는 고민을 한다. 오른쪽으로 하산을 할 것인지 왼쪽으로 하산할 것인지다. 4년 전에는 오른쪽으로 하산을 하였다. 당시에 아무것도 볼 것이 없고 사찰이 있었던 기억이 있을 뿐이라서 짝꿍에게 선택권을 주니 왼쪽이다. 봄이라고 하지만 따뜻한 곳이 좋다고 한다. 바위를 내려서는 가파른 데크가 있다. 그 계단을 순식간에 내려서면 평탄하게 하산할 수 있다. 이제 양주시청까지 둘레길을 걸어서 가면 된다. 임꺽정봉에서 오른쪽보다 왼쪽이 더 좋은 것 같다. 가다가 볼 거리도 있고 여차하면 도시가 있어서 대중교통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교아파트라는 이정표를 따라 하산을 하다가 양주시청이라는 이정표를 만나면 개울을 건너서 따라가면 된다. 대교아파트가 멀리서 보이고 그것을 좌측으로 보면서 이동을 하는 것이다. 거리는 4.5km다. 1 시간하고 약간 더 걸으면 될 것 같다. 그렇게 산의 3-4부 능선을 따라 걷는다. 봄에는 이 길이 좋을 것 같다. 따뜻함이 있어서다.  걷는데 어르신들이 지나간다. 우리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좋다고 한다. 젊을 때 운동하여야 한다고 한다. 우리도 그렇게 젊지 않지만 그분들이 보았을 때는 우리들은 젊은것이다.

양주시청을 향하는 이정표는 계속 있다. 어느 곳에서는 울타리가 있고 그 울타리의 문을 지나 다시 산으로 향한다. 임꺽정 생가터가 있는 곳을 지나고 양주의 무형문화재인 별산대놀이마당을 지난다. 그곳을 지날 때 갑자기 이정표가 사라졌다. 별산대농이마당 앞에 그 이정표가 있다. 4년 전에 이곳에 왔을 때 코로나 시기라 아무도 없고 그냥 휑하였는데 오늘은 아니다. 그때에는 주차장에 자동차를 주차시키고 이곳을 경험하였는데 오늘은 코로나가 지나가서 아무 문제 없이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향교방향으로 걷는다. 그리고 그 향교옆을 지난다. 향교는 항상 닫혀 있는데 오늘은 열려있다. 하지만, 대성전은 닫혀있다. 책이 있는데 2012년 판이다. 좀 판을 올렸으면 사람들이 그것을 활용할 것인데 아쉽다.

 

그리고 양주시청에 도착하였다. 양주시청에서 등산을 하고 오는 사람들이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을 하여 놓았다. 시민들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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