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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하 Nov 19. 2023

재하 창업기 10. 계약관리 솔루션 프릭스 탄생

재하 창업기

안녕하세요,

간편한 계약 관리(CLM) 솔루션 프릭스(Prix)를 운영하는 래티스의 공동창업자/CPO 이재하입니다.

오늘도 지난 글에 이어 제가 어떤 과정을 거쳐 창업을 하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간편한 계약 관리 솔루션, 프릭스의 탄생

2023년 5월 2일, 제가 코파운더/CPO로 합류하며 래티스 주식회사는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우선 몇 가지 아이디어를 모았고, 첫 주에 해당 아이디어에 대해 시장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고민과 리서치를 거친 끝에, 저희는 '계약 관리 솔루션'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이템을 떠올리게 된 배경에는 상원님의 경험이 있었습니다. 상원님은 김앤장 동료들과 법무법인을 창업한 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계약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어떤 고객에게는 매달 5일에 돈을 청구하고, 어떤 고객에게는 매달 10일에 돈을 청구하는 등 고객이 늘어나면서 계약에 따른 일정을 관리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을 경험했던 것입니다. 또한 유리한 계약이면 갱신하고, 불리한 계약이면 해지해야 하는데 관련 일정을 놓쳐서 손해를 보는 기업도 변호사 업무를 하며 많이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계약은 기업 운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계약 관리 시장이 발달하여 CLM (Contract Lifecycle Management)이라는 계약 수명 주기 관리 산업이 별도로 존재할 정도입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전자 서명 정도가 조금씩 도입되고 있고, CLM은 잘 알려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기업들은 주먹구구 식으로 계약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았고, 아예 관리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한국에서도 계약 관리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국내 CLM 산업의 선도자가 되기로 결정했습니다.


가설 검증을 위해 하루만에 제작한 프릭스 초기 랜딩페이지


랜딩페이지로 가설 검증하기

계약 관리 서비스는 수요가 있는 아이템이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시장임은 확실했으나, 당시의 저는 여전히 아이템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기존까지 일반 소비자 대상의 B2C 서비스만 경험해 보았기도 하고, 실제로 얼마나 많은 기업이 우리의 계약 관리 솔루션을 필요로 할지 예상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만들기 전에 프리토타이핑을 진행해 보자고 제안했습니다. 프리토타이핑(Pretotyping)은 프로토타입(Prototype)에서 파생된 용어로, 시제품을 만들기 전 단계에서 제품의 가장 단순한 버전을 만들어 저렴한 비용으로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저희는 프리토타이핑을 위해 랜딩페이지를 만들어서 가설을 검증해 보기로 했습니다. 웹사이트를 만들어두고 사람들이 얼마나 사전등록을 신청하는지 확인해 보는 것입니다. 저는 아이템을 결정한 당일에 바로 기획, 디자인, 개발을 진행하여 랜딩페이지를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마케팅 콘텐츠를 제작하고, 4일간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광고를 집행했습니다. 


가설 검증을 위해 집행한 마케팅 콘텐츠

프리토타이핑의 성과는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아직 서비스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여러 기업에서 사전등록을 신청해 주셨고, 해당 기업들과 인터뷰를 진행해 보니 실제로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저도 이 아이템으로 본격적으로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는 래티스가 만들어갈 새로운 계약 관리 솔루션의 이름을 프릭스(prix)라고 지었는데, 처음에는 계약과 관련된 용어가 들어갈 이름을 사용할지, 관련이 없지만 짧고 부르기 편한 이름으로 할지 고민을 했습니다. 계약과 관련된 용어(계약, 컨트랙트, 어그리먼트 등)는 길거나 서비스 이름으로 자연스럽지 않았고, 부르기 편한 이름을 찾다가 '프릭스'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prix는 그랑프리(Grand prix)에서 사용되는 상을 뜻하는 단어로, 저희 서비스를 통해 계약 관리가 편해진 기업들이 상을 받는 것과 같은 기쁨을 느낄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5주 만에 프릭스 MVP 완성하기

서비스를 결정한 후 상원님이 전체적인 기능과 레퍼런스 서비스를 조사했고, 둘이 회의를 거쳐 초기 서비스에 포함할 기능을 결정했습니다. 초기 서비스는 계약서 관리, 영업문서 관리, 전자 서명, 팀/권한 설정, 대시보드 기능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그렇게 필요한 기능을 결정한 후에는 정말 몰입해서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곧 기획자이자, 디자이너이자, 개발자였습니다. 제가 서비스를 기능 단위로 쪼개서 기획을 하고, 상원님과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기획을 확정했습니다. 기획이 확정되면 바로 디자인과 개발 작업을 했고, 이를 계속 반복하였습니다.


프릭스 초기 서비스 완성 일정. 빠듯했지만 결국 해냈습니다.


저는 혼자 기획, 디자인, 개발을 진행하여 서비스를 5주 만에 완성했습니다. 이는 정말 쉽지 않은 과정이었습니다. 수년간 개발자 및 프로젝트 리드로서 쌓아온 역량을 최대한 발휘했고, 빨리 서비스를 내고 싶다는 마음에 주중은 물론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열심히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당시는 무척 힘들었지만, 이 과정에서 저는 더 큰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는 일정으로 좋은 프로덕트를 만들었으니, 앞으로 래티스의 CPO로서 더 큰 어려움이 생겨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긴 것입니다.


6월 20일, 프릭스의 클로즈베타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클로즈베타가 시작됨과 동시에 25개의 고객사가 서비스를 사용해 주셨습니다.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많은 고객사를 모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상원님의 노력 덕분인데요, 상원님은 제가 서비스를 만드는 동안 불철주야 영업에 힘썼습니다. 상원님은 사전등록을 신청한 모든 고객들과 인터뷰를 했고, 아직 출시하지도 않은 서비스에 대해 랜딩페이지만으로 영업을 진행했습니다.



MVP 서비스 완성 후 업데이트된 프릭스의 랜딩페이지


<래티스 초기 타임라인>

- 5월 1주차: 래티스 시작 및 아이디에이션 (1주)

- 5월 2주차: 프릭스 프리토타이핑 (1주)

- 5월 3주차 ~ 6월 2주차: 프릭스 MVP 완성 (5주)

- 6월 3주차: 25개사로 클로즈베타 시작!


서비스 개발 기간 동안 상원님과 함께할수록 서로 합이 정말 잘 맞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서비스를 빠르게 완성하고 고객의 의견을 들으며, 제 자신과 프릭스에 대한 자신감도 더 커졌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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