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러의 책장 대공개
오랜만입니다. 이 글은 전부터 쓰려했던 글인데, 여러 책을 찾다 보니 시간이 걸려서 미뤄두었던 글입니다.
꼭 범죄분석관이 되지 않더라도 법심리학/범죄심리학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도움될 수 있도록 괜찮았던 책들을 소개하려 합니다. 완전 기초부터 범죄분석 실무에 많이 활용하는 책까지 정리해보겠습니다.
[기초]
기본적으로 심리학, 범죄학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심리학은 사회심리학, 성격심리학, 임상심리학, 상담심리학 등이 모두 관여되어 있지만 우선 심리학 개론을 접한 뒤에는 가장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법심리학 개론 책으로 시작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법심리학 책을 읽다가 더 보충하고 싶은 부분이 생긴다면 또 그 분야의 책을 읽으면 되겠죠.
하단의 책들은 대부분 대학에서 교재로 사용되는 책이기 때문에, 부담이 된다면 유사한 책으로 갈음하셔도 괜찮습니다. 다 재미있자고 하는 거니까요.
- 법정 및 범죄심리학 입문(학지사)
- 마이어스의 심리학(시그마프레스)
- 한국 범죄심리학(피앤씨미디어)
- 사회심리학의 이해(학지사)
- 범죄학(그린 혹은 나남출판)
[심화]
형사사법절차와 그 안의 인간들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책들을 골라보았습니다. 왜 자기가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허위자백을 할까? 왜 그 경찰관은 유죄를 단정하고 편파적으로 수사했을까? 판사의 의사결정은 정말 '실체적 진실'과 가까울까? 이런 의문에 답하는 책들입니다.
- 의심: 형사사법절차의 심리학(학지사)
- 허위 자백과 오판(후마니타스)
범죄 현장을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법과학 분야 전반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혈흔과 법의학은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현장을 의미 있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 혈흔으로 하는 범죄현장의 재구성(수사연구)
- 법의학(정문각)
기타 제가 관심 있는 분야라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입니다. <여성범죄론>은 제목 그대로 여성의 범죄에 대해 정리되어 있는 책이고요, <치명적 결함>은 성격장애가 현실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그런 성격장애를 어떻게 치료했는지에 대한 글입니다.
- 여성범죄론(교우사)
- 치명적 결함(학지사)
[대중서]
입직 전 범죄와 관련된 대중서를 많이 읽었습니다. 한국의 범죄 사건들은 겹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고요. 그중에서도 현직 프로파일러 선배들이 쓴 책들을 권하고 싶습니다. 사건 설명에 더해 범죄분석을 어떻게 실시했는지 알 수 있어요. 저도 선배들에게 묻지 못했던 것을 책으로 알게 된 경우도 많았습니다.
- 한국의 프로파일링(궁리)
-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알마)
- 오늘도 살인범을 만나러 갑니다(행성B)
한국일보 경찰팀의 <덜미> 시리즈는 기자 특유의 전달력, 인포그래픽이 더해져 읽는 재미가 있더군요. 한겨레의 <아동학대...>도 굉장히 인상 깊게 읽은 책입니다. 아동학대사건 이후 남겨진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통계치를 함께 제시하며 사건의 사회적 맥락까지 전달합니다.
- 덜미(북콤마)
- 아동학대에 관한 뒤늦은 기록(시대의창)
많은 분들이 사이코패스에 관심을 가지시는데, 그래서인지 재미있는 대중서도 많습니다. 사이코패스 개론서로 가장 읽기 좋은 책을 골라봤고요, 최근에 <사이코패스 뇌과학자>라는 책을 추천받았는데 아직 읽지는 못했습니다.
- 진단명: 사이코패스(바다출판사)
제가 요즘 가장 관심 두고 있는 분야는 동물학대인데, <동물학대의 사회학>은 동물학대 관련 연구들을 아주 잘 정리한 책입니다. 사실 대중서라기보단 리뷰 논문에 가까운 책이에요. 저자는 가정폭력 등 여성의 범죄피해를 연구하다가 동물학대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사받고 싶네요. (사심을 듬뿍 담아 책공장더불어의 모든 책을 추천하고 싶지만, 직접적으로 폭력과 관련된 책은 이것뿐이라...)
- 동물학대의 사회학(책공장더불어)
[실무 시 자주 찾아보는 책]
실무를 하면서는 당장 현장에 응용 가능한 책들을 옆에 두게 됩니다. 정확한 진단과 좋은 보고서 작성을 위해 특히 노력하고 있어요. 실무자용 매뉴얼(주로 대외비) 등을 가장 많이 참고하긴 하지만, 출판된 서적 중 사무실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는 책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DSM-5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학지사)
- 사례를 통한 PAI의 구조적 해석(학지사)
- 인지면담(학지사)
- 그림을 통한 아동의 진단과 이해(학지사)
- 임상심리 수련생을 위한 종합심리평가 보고서 작성법(학지사)
- 심리검사의 이해(시그마프레스)
- 전문가를 위한 한국형 심리부검(박영스토리)
[마치며]
제가 모든 책을 다 읽어본 것은 아닙니다. 제한된 저의 경험에서 유용한 부분만 취해 가시길 바랄게요. 어쨌거나 본인이 재미있는 책을 찾는 게 장땡 아니겠습니까. 사실 제가 좋아하는 건 이런 겁니다.
- 명탐정 코난(언제 완결 나는 건지...)
- 미스테리아(오래 전부터 정기구독 중)
- 각종 추리소설, 수사물
여유가 생기면 논문들을 소개하는 작업을 해볼까 해요. 박사 논문을 써야 하는 날이 다가오고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