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모습

by 일경

개들은 무더위에도 사슬에 묶여 있어요. 간절히 물을 기다리면서 말이죠. 강아지들은 어찌나 꽁꽁 묶어 놨는지 두 달이나 지났는데도 걷지를 못해요. 어미 양들은 한겨울에 눈 속에서 출산을 하죠. 농부들이 하는 일이라곤 트럭을 몰고 와서 새끼 양들을 실어 가는 것뿐이에요. 레스토랑 수족관에서는 로브스터를 키웁니다. 손님이 손가락으로 사형 선고를 내리는 순간 끓는 물에 집어넣어 죽이기 위해서 말이죠. 어떤 곳에서는 창고에서 개들을 키웁니다. 개고기를 먹으면 남자들의 정력이 왕성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닭장에 갇힌 닭들은 낳는 달걀의 수에 따라 평가를 받고, 화학 약품 덕분에 가뜩이나 짧은 생이 더욱 단축됩니다. 개들에게 결투를 벌이게 하고, 질병을 연구하기 위해 원숭이들에게 병균을 주사하고, 토끼의 피부에다 화장품을 테스트하고, 갓 태어난 어린양의 털로 코트를 만들어 입죠.


진정한 신은 동물이에요. 신은 동물 속에 있죠. 그렇게 가까이 있는데 우리가 보지 못할 뿐이에요. 동물은 매일 우리를 위해 희생하고, 죽음을 반복하고, 자신의 몸을 바쳐 우리를 먹이고, 자신의 가죽으로 우리에게 옷을 지어 입히고, 의약품 테스트를 허용해 줘요. 우리가 더 오래, 더 잘 살 수 있게 하려고요. 그렇게 우리에게 애정을 표시하고 우정과 사랑을 전하는 거죠.


모두가 행복할 수는 없어요. 내가 행복하기 위해선 누군가 고통받아야 해요. 자의든 타의든 내 살을 깎아야 누군가 배부를 수 있는 거예요. 신은 자신의 존재가 영원히 고통스러울지라도 우리를 위해 그리 할 것이에요. 그게 진정한 사랑의 모습이라고, 신은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는 거예요.


우리는 알면서도 영원히 모를 거예요. 사랑의 모습이 우리가 생각하는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아름다움이 지니고 있는 본질적인 잔혹성을.

매거진의 이전글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