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 J Aug 01. 2015

통영, 내죽도수변공원 & Bluemoon

바닷바람 맞으며 보름달 보기 좋은 곳

어딜가나 바다를 볼 수 있는 통영. 

바다 풍경들이 워낙 아름답다 보니 죽림만의 바다 정도는 통영에선 별다른 볼거리가 된다고 보기엔 어렵습니다. 원래는 바다였던 부분을 매립해서 직선적이고 평탄한 곳이 죽림 지역입니다. 그래서 경사가 없기 때문에 다리가 좋지 않은 사람도 편하게 걷기 운동을 하기 좋은 곳입니다.

자가용으로 통영에 오면 그냥 원하는 대로 가면 되지만, 버스로 통영에 도착하면 가장 빠르게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이 이 곳입니다. 통영 버스 터미널에서 그냥 쭉 걸어 오면 10분도 채 안 되서 바다가 이렇게 펼쳐지거든요.  



아무튼 평지 밖에 없는 죽림에서 아주 봉긋해서 티도 안 나는 건물 2~3층 정도 높이 밖에 안 되는 공원이 있습니다. 매립 전에는 내죽도라고 불리던 섬인데 이 섬을 기준으로 땅을 매립하다 보니 유일하게 평지가 아닌 곳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공원 이름도 '내죽도수변공원'입니다.

관광지라고 할 만한 곳은 아니고, 통영 사람들에게 일상적인 공간입니다.

낮에 분수를 뿜었는지 바닥이 덜 마른 채로 남아 있던 이른 저녁시간.
경사가 없다시피한 완만한 길이고, 높이도 주변 건물 보다 더 낮죠.

통영의 공원에 설치된 등대들은 거북선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보여 주는데 이 디자인이 제법 멋집니다. 심플하게 최소의 구성 요소로 거북선을 표시한 느낌이죠.



전망대라고 하기엔 그냥 쉴 수 있는 나무그늘입니다. 그래도 주변에 비해선 유일하게 높은 곳이라 풍경이 조금 더 넓게 보입니다.



한 쪽엔 작게 화단을 만들어 놔서 꽃도 볼 수 있죠.


밤이 되면 이 쪽 분수가 가동이 됩니다. 수변공원이란 말처럼 습지처럼 조성이 되어 있는데, 덕분에 여름에 참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바로 옆에서 부는 바닷바람과 나무 그늘. 참 좋은 저녁의 산책길입니다.

죽림은 매력적인 통영의 여행지라고 하긴 힘듭니다. 그러다 보니 터미널 바로 근처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모르기 쉽죠. 이 주변에 괜찮은 음식점이며 카페들도 많습니다. 바다를 향해 보고 있는 곳들이 많아서 길거리를 지나가면서 마음에 드는 곳에서 식사나 커피를 한 잔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느린 여행자들에겐 좋은 한 때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어제가 바로 떠들썩 했던 블루문(Blue moon)이 뜨던 보름(음력 16일)이었습니다.

1년에 보름달이 12번 찾아 오게 되는데 태양력과 달의 주기 차이로 1년에 보름달이 13번 오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13번째 달은 불길한 달이라고 해서 블루문이라고 불렀습니다. 중세 유럽에서 달은 우울함과 불길함, 광기 등의 안 좋은 이미지와 많이 연결되었고, 13번째라는 것 역시 불길함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자연히 blue라는 말이 붙게 되었다고 합니다.

블루문도 지금과 달리 봄, 여름, 가을, 겨울해서 한 계절마다 3번의 보름달이 와야 하는데 4번의 보름달이 오게 되면 그 중 3번째 보름달을 블루문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태양력으로 한 달 중 두번의 보름달이 오게 되는 경우를 블루문이라고 한다는군요. 그리고 보름달의 기준도 우리나라의 음력이 아니라 천문력이기 때문에 음력 15일이 아니라 음력 16일인 어제가 블루문이 되었습니다.

뭐 그래 봐야 늘 보던 그 달이 뜨는 거지만,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일부러 달을 찍으러 나가 보겠어요?

아까 그 공원 전망대가 동쪽 바다를 향하고 있어서 전망대 바로 앞쪽으로 달이 떠오르게 됩니다.

정면이 산이다 보니, 아무래도 달이 뜨는 시간이라고 알려진 것 보다 훨씬 늦게 달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월출시간이 7시 6분으로 나와 있었는데, 7시 50분이 되어서야 달이 고개를 내밀었으니까요. 

바다를 가로질러 떠오르는 달이라니. 멋지지 않나요? ^^


블루문이라고 해도 당연히 평소 보던 노란빛이 아름다운 보름달입니다.





뜬금 없이 달이 파란색이 될 리가 없잖아요?









그러나 우연히도 이 때 구름이 아주 얇게 달을 살짝 가렸고...

구름 때문에 빛이 흐려져서 신기하게도, 블루문에 정말 푸른 기운이 도는 달 사진이 찍혀 버렸습니다. ^^a;;

무보정 크롭 이미지입니다.


통영에 오시는 모든 분들에게 행운과 행복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통영, 수요미식회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