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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 J Aug 02. 2015

통영, 수륙해안산책로

한여름 밤, 바닷가를 느긋하게 거닐어 볼까요

수륙해안산책로는 4.3km 정도로 걷기에는 약간 멀게 느껴질 수 있는 곳이지만, 15분에서 20분 정도 걸어 가면 나오는 통영공설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 자전거를 빌려 탈 수도 있습니다.

이 산책로를 수륙터라고도 부르는데, 통영 사람들에게는 수륙터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곳입니다.

세계해전사에서도 중요하게 다룬다는 그 유명한 한산대첩의 주 무대가 바로 이 곳이었습니다. 보통 한산대첩이니까 한산도 앞바다라고 알고 계시죠? 한산도를 바로 마주 보는 해변이 이 수륙해안산책로입니다. 그러니까 한산대첩은 한산도와 이 산책로 사이에 펼쳐진 바다 사이에서 이뤄졌던 것이죠. 수륙터는 그 당시에 희생된 영령의 넋을 기리던 수륙제라고 하는 제사를 지내던 곳(터)이라는 뜻입니다.

낮에 맑을 때 가서 푸른 바다를 보는 것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여름밤, 고요하고 잔잔한 바다를 느끼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해가 막 지고 어둑어둑해 질 때 걸어서 한 시간 정도 걸어 가면 도착하는 바위 위로 별이 쏟아지고 북두칠성이 선명하게 보이는 그 조용한 순간의 정적은 정말 뭐라고 말할 수 없는 풍경입니다. 혹시 밤에 산책하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습니다. ^^



도남관광단지의 끝. 마리나 리조트에서 보는 바다.
수륙해안산책로의 입구
통영국제음악당의 뒷편으로 산책로가 계속 이어진다.

마리나리조트 건물 뒷편으로 오면 잘 포장된 산책로 입구가 나옵니다. 이 곳은 도남동 방면 버스의 종점에서 걸어 올 수 있어서 대중교통으로 오기에도 괜찮은 곳입니다.



한산대첩하면 학이 날개를 펼친 듯한 포위 진형인 학익진을 떠올립니다. 그래서 학을 주제로 한 조형물들을 간간히 볼 수 있습니다.


산책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굴곡이 없는 평지로 누구나 산책할 수 있을 정도로 부담이 없습니다. 꼭 끝까지 갈 필요도 없고 발길 닿는 곳까지, 말 그대로 산책하기 참 좋은 곳입니다.



통영 공설해수욕장

규모는 매우 작은 편이라 해수욕을 즐기겠다는 생각으로 오셨다면 실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긴 어디까지나 해안산책로라고 생각하고 와야 좋습니다.

해수욕은 글쎄요. 통영의 바다는 바라 보기 참 좋은 곳인데 수영을 즐기기에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샤워시설 같은 것도 절 갖춰져 있고 근처에 펜션이나 민박도 많아서 즐기기 나쁘진 않아 보입니다.


수륙마을 건물들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산책로 중간 중간엔 쉴 수 있는 벤치도 마련 되어 있어서 걷다가 중간 중간 쉬면서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마침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이 눈 앞을 지나갑니다.


낚시 공원이라고 하는데, 낚시를 하는 사람은 보질 못 했습니다. 입장료가 따로 있는 듯 했습니다.



갯바퀴. 통영에선 흔히 갯강구, 강구 등으로 부르는 바닷가 돌 주변에서 보이는 다족류입니다. 이 산책로에서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갔을 땐 등나무 꽃이 한창이던 때라서 벤치 가득 꽃이 흩날리며 꽃융단이 내려 앉아 있었습니다. 정말 각별한 풍경이었죠...


길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길 마지막 부분은 마을 앞에서 갑자기 끊어지기 때문에 그냥 돌아올 수 밖에 없다.
돛단여. 임진왜란 당시 바위 위에 돛을 달아 거대한 함선으로 위장했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이렇게 생긴 바위를 만나면 이제 수륙터의 거의 마지막 장소에 도착해 간다는 뜻입니다. 가장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죠.


특히 이 바위 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주는 풍경은 밤이 되면 별들과 함께 어우러져 정말 멋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침 요트가 마을 쪽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걸어 오면 거의 한 시간 정도 됩니다. 왔던 길로 되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다른 일정이 있거나 체력 안배가 필요하다면 자전거를 타거나, 중간 정도까지만 즐기셔도괜찮습니다. 산책은 즐거운만큼 즐기는 그런 거니까요.




한여름 밤의 산책. 떠날 준비 되셨나요?

수륙해안산책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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