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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 J Jul 31. 2015

통영, 수요미식회편

수요 미식회에 소개된 통영의 곳곳과 맛집들

7월 29일 수요미식회에서 통영과 거제가 소개되었습니다.

페이스북으로 황교익 선생이 다녀간 것을 보고, 언제 방송 되나 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심지어 최현석 셰프도 다녀갔더군요. 내일로를 비롯 한창 여행을 다닐 철이라 수요미식회를 간단하고 빠르게 요점 정리를 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수요미식회에 나온 게 어느 가게인지 다들 뻔히 알고 있을테니, 풍경을 위주로 소개해 드리기로 하겠습니다.

일단 방송캡쳐 화면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 글에서 사진을 따로 올리진 않겠습니다. 제가 직접 찍은 사진이나 자세한 소개는 앞으로도 계속 올라올 매거진의 글들을 참조해 주세요.



통영 동피랑벽화마을



얼마 전에 따로 소개했던 노을전망대의 전경

https://brunch.co.kr/@hanisa/4

가는 방법은 위 링크를 참조. 개인적으로는 더 잘 알려진 달아공원 보다 추천하는 일몰 포인트입니다. 특히 여기로 가는 길에 오른편으로 내내 보이는 노을의 아름다움은 달아 공원 보다 더 볼거리가 풍성하게 느껴지거든요.



통영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볼 수 있는 미륵산 정상에서 보는 풍경. 가급적 햇빛이 약한 타이밍을 추천하긴 합니다만 워낙 케이블카 대기가 많다 보니, 그냥 올라갈 수 있을 때 올라가세요. 근데 등산을 해도 왕복 2시간...



통영 항남동 물보라다찌.

다찌가 다 있지의 준말이라는 것은 믿을 만한 말이 못 되고 그냥 다찌노미라고 보는 게 맞을 듯 합니다. 워낙 일본말의 잔재가 많이 남아 있거든요. 그리고 운영 되는 시스템도 애초에 선술집이라서... 예전엔 술을 많이 안 마시면 가는 것도 어려웠던 곳이 다찌인데, 요즘엔 관광객들이 하도 많아져서 아예 술값을 올리고 퀄리티를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고 있는 편입니다.

술을 시킬 때마다 알아서 내오는 안주들이 포인트고, 사실 술 보다 회나 해산물이 포인트라면 통영의 횟집들은 어지간하면 기본 이상은 하기 때문에 밑에 깔리는 음식들이 많은 횟집을 가시면 다찌를 가는 것 보다 낫습니다.



통영 사람이 아니면 기겁한다는 볼락김치

김치를 담글 때 볼락을 그냥 날생선 그대로 같이 넣고 숙성을 시키는 것이 특징입니다. 김치에 온전한 모양의 볼락을 보는 건 생소한 풍경일 수 밖에 없죠. 볼락이라고 다 쓸 수 있는 건 아니고, 구이나 회로 먹는 것 보다 훨씬 작은 크기의 볼락을 씁니다.


황교익 선생의 말과 달리 반건조 생선은 통영에선 잘 취급하는 종류가 아닙니다.

왜냐면 살아 있는 생선이 아니면 돈 주고 사먹는 음식이 아니라 다른 음식 시키면 기본으로 깔리는 반찬으로 취급 되거든요. 물론 요즘에는 반건조 생선 구이로 유명한 가게도 생겼습니다. 성림이라고 하는 곳인데 말리는 수준이나 굽기 정도 등 상당히 괜찮은 수준입니다.



통영 만성복국의 졸복국

다찌 같은 술꾼들의 문화가 발전한만큼 해장도 발전했습니다.



어느 가게를 가도 통영 사람들이 찾는 집의 반찬 퀄리티는 기본 이상입니다. 왜냐면 통영 사람들은 맛에 대해선 어지간히 까탈스러워서 반찬에서 제 맛이 나질 않으면 그 집은 찍어 먹을 것도 하나 없더라며 안 가버립니다. 당연히 통영에서 오래 하고 통영 사람들이 가는 곳들의 반찬들은 간단한 밑반찬이라도 수준급입니다. 그러나 관광객이 많이 가면 맛이 변한다고 통영 사람들이 안 가는 악순환이 시작...

밑반찬에는 통영 특유의 맛이 있는데, 그게 다른 지역에 비해 딱히 개성이 있다 정도는 아닌데 미묘하게 다릅니다. 이건 먹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뭐랄까... 맛이 가볍고 깔끔하다고 해야 할까요. 재료가 워낙 좋은 동네다 보니 재료를 죽이지 않는 가벼운 양념이 특징입니다. 물론 간 자체는 바닷가라 짠 편입니다.



반찬 이야기처럼, 통영에서 먹는 충무김밥은 다른 곳은 다 짝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석박지와 오징어 어묵 무침의 맛이 달랐습니다. 다른 지역의 충무김밥을 먹으면 화가 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그것도 옛날 이야기. 원래의 맛이 점점 관광객들의 입맛에 맞춰 지면서 특유의 가볍고 깔끔하고 포인트가 분명하던 맛이 점점 밋밋해져 가고 있어서 통영 사람들에게 외면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먹을 만 합니다.



꿀빵은 가게마다 맛이 다릅니다.

단 정도도 전부 다르고 물엿 코팅의 맛이나 점도도 은근히 다 다릅니다.

원조격인 오미사 꿀빵이 특히 얇고 질긴 느낌의 피와 비교적 덜 단 맛으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견과류를 쓰는 꿀빵부터 온갖 꿀빵마다 다 다른 맛이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자신의 입맛에 맞는 꿀빵을 찾아 다니는 것도 재미는 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과점 꿀빵을 좋아했었는데 요즘엔 다 프랜차이즈에 밀려 나면서 특유의 딱딱하던 제과점 꿀빵은 저도 먹질 못 하고 있네요.



대체 이게 왜 맛집이야...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흔한 음식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붕장어 머리로 낸 육수라는 것과 다양한 반찬과 국에 넣을 거리를 제공한다는 점 정도죠. 하지만 이 간단하고도 흔한 음식을 일부러 통영에 올 때마다 찾아 간다는 지인도 있습니다.

...물론 통영 사람들은 집에서 해먹는데 이걸 왜 사먹지? 라는 느낌의 메뉴입니다. 상호는 가려져 있긴 하지만 뭐... 서호시장 내에 있는 원조시락국입니다.

방송에 초피가 나왔는데, 흔히 사투리로는 제피가루라고 부릅니다. 일본의 산쇼(산초)와 같고, 중국 쓰촨의 화쟈오(화초, sichuan pepper)와는 좀 비슷한 향신료입니다. 산초가루와는 다른 것인데 이게 일본에서 산초라고 하다 보니 마구 뒤섞여 버렸습니다. 특유의 화-한 느낌과 아릿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적응하기 힘들어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쪽 지방에선 추어탕이나 장어탕에서 비린 맛을 거의 완벽할 정도로 잡아 주는 향신료로 많이 사용하지만, 전통적으로 초피는 남부지방. 특히 경남의 서쪽과 전남의 동쪽 지방에서만 많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을 것입니다. 일단 국에 넣기 전에 한 번 맛을 보고 10초 정도 지나서 내가 이걸 먹을 수 있다 싶으면 국에 넣어 드세요. 먹자 마자는 그냥 좀 산뜻 발랄한 느낌이지만 특유의 향과 맛은 침에 닿고 수 초 정도는 지나야 확 올라옵니다.



우짜는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먹어 보면 정말 별 게 없는 이도 저도 아닌 맛이거든요. 고춧가루를 넣어 약간 매콤한 짜장인데 멸치 육수에서 나온 우동 국물과 섞이면서 묘한 맛을 만들어 냅니다. 근데 그게 전부에요. 기대하고 먹을 음식이라기 보단 이렇게 특이한 것도 있다 정도. 어렸을 때부터 분식집에서 접하게 되는 메뉴라 그저 통영 사람들에게 익숙하고, 다른 지역 사람들에겐 신기해 보이는 메뉴죠.



전현무를 급효자로 만들었다고 하는 빼떼기죽. 좁쌀과 고구마를 말린 빼떼기를 같이 넣고 쑤는 죽인데 어렸을 때 먹던 추억의 먹거리죠. 사실 특이한 그런 건 아닌데, 말린 고구마에서 나오는 특유의 단맛이 돈부콩과 좁쌀이 만나 내는 약간의 씁쓰레한 맛과 섞이면서 정말 미묘한 정말 미묘한 감칠맛을 줍니다.

사실 전 좋아하는데,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기엔 좀 심심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되는 메뉴죠. 동피랑 주변에서 파는 곳이 많긴 한데... 저도 이걸 굳이 돈 주고 사먹어 본 적은 없어서 어딜 추천하긴 난해하네요.


거제 바람의 언덕.

사실 늘 보는 게 바다라 굳이 찾아 갈 정도는 아니긴 한데, 외도 가는 유람선이 여기에서 출발합니다. 외도로 가면서 뱃시간 기다리며 들르는 코스 정도로 보면 기대 이상일 것이고, 일부러 찾아 가면 조금 심심하게 느껴질 그런 곳입니다. 특히 촬영한 이 지점에 나무그늘이 있는데 이름 그대로 바람의 언덕이라 이틀 전에 갔을 때 정말 무더운 날씨였는데도 나무그늘에서 시원한 바람을 잔뜩 느낄 수 있었습니다. 풍차까지만 가면, 그늘 하나 없는 땡볕이기 때문에 풍경은 풍차가 아니라 여기에서 감상하시는 걸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거제 학동몽돌해수욕장

어렸을 때 워낙 자주 간 곳인데... 예전 보다 느낌이 확실히 덜 하긴 합니다. 동글동글한 몽돌이라서 생각 보다 발 딛고 놀기에 아픈 편이라 샌들을 꼭 챙겨 가시는 게 좋습니다. 최대 장점은 해수욕을 해도 모래가 전혀 묻질 않는단 거죠.



거제 장승포 천화원.

수요미식회에 나온 평가만으로 보면 너무 옛날맛 그대로라고. 옛날 스타일의 중식을 원하면 가볼 만하지 않을까 싶네요. 일단 짬뽕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좋은 듯 합니다. 장승포면 사실 통영에서 가기에도 제법 멀게 느껴지는 곳이란 게 문제긴 하죠.



좀 개성 있게 써보려고 했는데, 역시 제가 의도하는 방향이 아니라 방송을 따라갈 수 밖에 없다 보니 그저 그런 글 밖엔 안 되는군요. 일종의 특집편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또 다른 통영의 구석진 풍경들을 위주로 소개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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