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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e Oct 19. 2023

튀르키예에서 1일 1개 필수인 아이스크림을 소개합니다.

[맛있는 터키] 하루 한 개라도 못 먹으면 억울해지는 그 맛.



[튀르키예로 국호가 바뀌기 이전에 연재했던 브런치 시리즈의 제목을 그대로 사용하였습니다.]


"너 이번에 가면 제발 1일 1마라심Maraşım 해줘야 돼. 그리고 꼭 마라심으로 릴스 만들어줘 알았지?"


일주일마다 하나의 콘텐츠 발행을 목표로 삼는 그룹 죽밥 프로젝트의 편집장이자 친구인 무딴이가 나를 채근한다. 매 가을 튀르키예 여행을 떠난 지도 거의 10년 차. 그동안 꽤 많은 친구들이 나의 튀르키예 여행에 합류를 했더랬다. 그리고 2018년 여행에 함께 했던 무딴에게는 이후로 튀르키예 얘기만 나오면 자동으로 읊어대는 레퍼토리가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그녀의 사랑, 마라심이다.


많은 사람들이 보통 터키 아이스크림이라고 알고 있는 쫀득한 전통 아이스크림은 튀르키예의 동남부 지역 카흐라만 마라쉬에서 왔다. '돈두르마'라는 이름 자체가 '얼렸다'는 말에서 왔으니 일반적으로 튀르키예에서 모든 종류의 아이스크림을 돈두르마라고 부르긴 하지만 1970년대 이후 공식적으로 '돈두르마'라는 이름을 쓸 수 있는 아이스크림은 카흐라만마라쉬 Kahramanmaraş 지방에서 만들어진 '바로 그 아이스크림'뿐이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튀르키예 여행 중에 관광지에서 약간의 유쾌하고 짓궂은 장난이 동반된 돈두르마를 맛보거나 튀르키예의 대표 돈두르마 가게인 마도 Mado를 방문하지만 나는 튀르키예에 도착하면 매일 체인형 슈퍼마켓인 쇽으로 달려간다. 돈두르마 맛집이 고작 체인 슈퍼마켓이라니 갸우뚱할 수도 있겠지만 장담하건대 카흐라만마라쉬에 가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가장 맛있는 돈두르마를 구할 수 있는 곳이다.


골프 Golf 사에서 판매하는 돈두르마 마라심 Maraşım은 이제껏 먹어본 돈두르마 중에서 돈두르마 특유의 고유한 맛을 가장 잘 살려낸 공산품이다. 염소젖을 사용했지만 냄새가 강하지 않고, 고소하고 깊은 맛과 쫀득함까지 갖춘 이 아이스크림은 맛 보여주는 누구나 푹 빠져버려서 결국 여행 내내 '마라심' 타령을 하게 만들었다.


"There is Şok!" "저기 쇽이 있네?!"

우리 중에 누군가 쇽이 있다고 외치면 그건 마라심을 먹고 싶다는 얘기다.


"언니. 우리 오늘도 마라심 먹을 거야?"

올해 튀르키예 여행 메이트, 민영이가 조심스레 그리고 설레는 목소리로 묻는다. 아주 많이 먹고 싶단 얘기다.


"Maraşım? Where is Maraşım? Do we have one?" "마라심? 마라심이 어디 있는데? 지금 있다고?"

옆에서 I가 거든다. 마라심 얘기만 나오면 딴짓을 하다가도 저 멀리서 말을 보탠다.


운전을 하던 아이벡과 나의 눈이 마주친다. 이 귀여운 손님들을 어쩌면 좋나 하는 표정이다.

어쩌긴, 튀르키예에 있는 동안은 당연히 1일 1마라심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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