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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사공사칠 Feb 11. 2024

회개하라 = Returm to yourself

자기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

한국말로 ‘회개’라 번역되는 히브리어 동사 ‘슈브 sub’는 ’과녁을 벗어난 길에서 다시 돌아오다‘는 의미의 단어다. 가야 할 곳을 알지 못하고 헤매다 그가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오는 동사다. 가지 못한 세월을 후회하는 소극성을 넘어서 그곳으로 돌아오고자 하는 적극성을 띈 단어라 활기가 넘친다.


그렇다면 그가 가야 할, 그리고 회복해야 할 길은 어디인가? 히브리 민족보다 좀 더 오래전 살았던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비석에 ’매‘라는 단어를 철필로 새겨 넣었다. 요리사의 매, 전사의 매부터 창녀의 매까지 약 50가지 이상의 매가 적혀 있었다. 매는 무언가의 정중앙을 표현하는 듯 생긴 상형 문자다. 매는 곧 그가 지켜야 할 몸과 마음의 중심이었다.


이렇듯 고대 근동에서 그가 지켜야 할 단 한 가지는 한 마리 동물에게 의미를 불어넣어 한 명의 인간으로 거듭나도록 도와주는 열쇠였다. 이 개념이 시간을 거쳐 발전해 히브리 족속에게 도착했을 땐 한 사람이 추구해야 할 한 가지라는 개인적인 뉘앙스를 띄게 되었다. 삶에 휩쓸려 자기를 잃다가도 결국 자기로 돌아오기. 자기 회복을 위한 치열한 싸움은 떠돌이라는 뜻의 히브리 일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유목 생활을 버텨야 하는 이유였다.


자기가 가야 할 길은 타인이 알려줄 수 없다. 오직 자기를 깊이, 그리고 치열하게 바라보는 자에게만 신은 천기를 누설한다. 자기만 쏠 수 있는 화살의 방향을 어떻게 남이 알려줄 수 있는가? 예수는 “자신을 회복하라!” 할 뿐 어디로 가야 할지 말하지 않는다. 부처는 “삶이 고통의 바다임을 깨닫고 삶을 통찰하라”고 제안하지만 그의 삶이 무엇인지 말하지 않는다. 선생님께 정답을 배워 만든 음악이 그를 위대하게 만든 적은 역사상 단 한 번도 없다. 자기가 내야 하는 소리는 오직 자기 길로 돌아올 때만 들린다. 우주 속에 나 밖에 없을 때 오직 나만 듣는 소리, 어렵고 고통스럽지만 이를 꺼내야만 되고 싶은 인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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