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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곰돌이 Jun 03. 2024

욕망, 몰락, 그리고 파멸 셰익스피어 <맥베스>

셰익스피어, 성스러움이 가득한 이름이다. 그의 경이로움을 예찬하자면 비평가 헤럴드 블룸의 말을 하나 빌려오고 싶다. ‘하느님 이외에는 신이 없으며, 그의 이름은 윌리엄 셰익스피어다.’ 셰익스피어는 그만큼 문학적으로, 인류사적으로 위대한 성과를 남겼으며 그의 작품은 오늘날 문학의 원형으로 살아있다. 그런 원형이 되는 위대한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가장 최고봉에 있다고 말할만한 작품들이 바로 4대 비극이다. 4대 비극은 인간의 네 가지 욕망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고, 몰락하는 길을 보여줌으로써 인생론적인 교훈을 준다. 4대 비극은 문학을 넘어 철학이고, 철학을 넘어 정전의 역할을 한다고 장담할만하다. <맥베스>는 그의 4대 비극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으로, 인간의 본성으로 오해되는 ‘욕망’에 대해 다룬다, 권력, 정확히 말해 왕좌를 욕망하다가 몰락하다 결국 파멸하는 <맥베스>의 서사는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더 큰 욕망을 갈망하다 광기를 보이는 인물들의 원형이다.
이야기는 스코틀랜드 왕족이자 맹장인 맥베스가 반란군을 진압하고 돌아오는 길에서 마녀를 만나는 장면으로 막을 연다. 마녀들은 맥베스에게 예언을 전해준다. 맥베스가 코더 영주를 거쳐 이윽고 왕이 될 것이며, 동료 뱅코의 자손 역시 왕이 될 것이라는 놀라운 예언이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진압의 공을 인정받아 영주가 되자 이내 아내에게 예언을 전한다. 아내는 맥베스를 꾀어 왕을 죽이고, 그 자리를 쟁탈하자고 꼬드겼고 이에 넘어간 맥베스는 결국 왕을 살해하고 누명을 씌어 경비병들도 모조리 죽인다. 이에 왕의 아들은 두려움을 느껴 도망가고, 맥베스는 왕의 권좌를 누린다. 같이 예언을 들었던 벵코는 충성을 맹세하나, 결국 예언을 맹신한 맥베스는 벵코와 그 자식인 플리언스를 죽이고자 자객을 보낸다. 맥베스는 연회를 하던 중 벵코는 죽고, 플리언스는 도망쳤다는 소식을 듣자 불안에 사로잡히더니 이내 벵코의 유령을 목격하며 발작하며 이내 연회는 엉망이 된다. 이후 다시 숲을 찾아가 마녀에게 예언을 듣고 영주 맥더프를 조심하라는 등 예언을 듣는다. 그러자 맥더프를 죽이려고 했으나, 스코틀랜드에 없었고 그 일가족을 몰살한다. 그동안의 만행에 맥베스도, 아내도 점차 미쳐가고 이내 아내는 자살한다, 그리고 왕의 아들인 말콤 왕자가 맥베스와 싸우기 위해 군대를 끌고 왔다. 맥베스는 마녀가 들려준 ‘여자가 낳은 자에게 죽지 않는다’는 예언을 말하며 말콤과 맞서려고 하나, 말콤은 어머니의 배를 가르고 나왔다며 예언이 틀렸다는 말하며 맥베스와 전투를 벌인다. 끝내 말콤은 맥베스와의 전투에서 승리해, 그의 목을 들고 성에 들어오며 막을 내린다.
 맥베스의 서사를 극도로 요약하자면, 왕좌를 넘본 맥베스의 파멸로 끝내 아내도 죽고, 본인도 목이 잘리게 되는 파국을 맞는다. 한 마디로 기성 체제에 도전하지 말라는 지배계급이 좋아할 만한 내용이다. 가 담겨있다. 실제로 이 작품은 영국과 스코틀랜드의 첫 번째 통합 국왕인 제임스 1세의 거대한 후원하에
만들어졌다. 그는 강력한 왕권을 위해 왕권신수설을 주창한 인문일기도 하다. 제임스 1세의 후원을 받은 셰익스피어는 일정 정도의 역사적 사실을 반영해,  체제에 순응하지 못한 인물에게 파멸하는 과정을 보여주었고, 이 인물이 바로 맥베스(막 베하드)이다. 즉, 제임스1세의 체제 유지를 위한 프로파간다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해석은 늘 자유이다. 수많은 <맥베스>의 해석 중 테리 이글턴의 해석이 가장 와닿는다. 극중 인물 중 마녀가 왕권신수설에 따라 왕의 권좌에 대한 기존 체제가 만들어논 환상을 폭로한다는 점에서 작품 주인공이라는 그의 말은 지배계급을 위해 쓰인 작품을 완전히 전복해 해석한다.
 이 작품은 '예언'이라는 신화적 요소에 의존한다는 점은 아쉽다. 근대적 인간형을 탐구했을 지언정, 근대문학이라고 부르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지만 당시 사회를 총체적으로 반영하는 인물들을 통해 왕권신수설에 대해 회의하는 모습도 보여준다는 점에서 선구성을 느낄 수 있다. 이후 자본주의 사회의 비극적 인물을(욕망을 탐하다 결국 몰락하는 유형) 상징하는 선구적 인물인 맥베스의 몰락을 통해, 격동의 시대에 문제적 개인을 선구적으로 파악한 셰익스피어의 고찰이 돋보이는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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