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꾸는 곰돌이 Jun 22. 2024

조셉 추나라 《마르크스, 자본주의의 비밀을 밝히다》

《자본론》을 가장 잘 계승한 《자본론》해설서, 조셉 추나라 《마르크스, 자본주의의 비밀을 밝히다》


"여전히 거지가 있는 한, 신화는 있다." 천재적인 마르크스주의 비평가 발터 벤야민의 말이다. 이 말을 벤야민은 신화로 마르크스 사상을 들었는데, '자본주의가 계속되는 한 마르크스가 포착했던  그의 혁명 사상은 유효하리라'는 말로 이해된다. 이 책의 배경이 된 2008년 경제 위기를 비롯해, 여러 번의 경제 위기는 자본주의 체제가 결코 정상적으로 굴러가는 체제가 아니라는 강렬한 아우성을 통해 구조적 모순을 드러낸다. 자본주의가 계속되는 한, 마르크스의 선구적 분석은 '과학적'이라고 할만 하다. 그런 점에서 마르크스가 저술한 불후의 걸작《자본론》은 정치경제학 사상의 경전이라 할만큼 분석에 있어 탁월하면서도 선구적인 책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경제의 비밀이라는 복잡하면서도 방대한 내용을 다룬 만큼 원문을 이해하기란 결코 쉽지않다. 그래서 수많은 해설서가 나왔고, 그 만큼 많이 읽힌다. 설령 자본주의사회에서 노동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무의미함을 이해하고 재테크 의지를 다잡기 위한 '오남용'되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 마르크스 사상을 가장 잘 계승하는 혁명 조직 '영국사회주의노동자당'의 중앙위원인 '조셉 추나라'가 노동자와 학생을 위해 쉽게 풀어쓴 해설서이다. 단지 경전을 쉽게 해설한 책이 아니라, 현재성을 살리고 무엇보다 혁명 사상을 살려 독자에게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을 폭로하고 다른 세계를 향한 투쟁에 동참하도록 이끌고 있다.


가치

1부  '자본주의의 비밀'에서는 자본주의 경제 체제 기본과 특징을 다룬다. 《자본론》을 관통하는 간단한 질문인 '어떻게 한 상품과 다른 상품이 교환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 마르크스가 말한 두 가지 상품의 가치인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에 대해 말한다. 얼마나 유용하는지를 나타내는 사용가치와 다른 상품으로 교환할 수 있는 한 상품의 양을 뜻하는 교환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특히 마르크스의 상품 개념의 핵심은 노동량이다. 노동량이 상품의 가치를 형성한다. 그래서 마르크스 경제학에서 핵심은 수요와 공급이 아니라, '가치'가 본질이라는 점이다. 물론 예외적으로 예술이라는 특수한 영역이 존재하지만, 자본주의의 핵심 상품들은 노동을 통해 가치가 매겨진다.


착취

노동자는 가치를 만들어내나, 자본주의가 운영되기 위해서는 그 가치는 자본가가 강탈해간다.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가 굴러가는 핵심이다. 노동자는 자신이 만든 가치를 강탈당하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노동을 해야되고 결국 '소외'에 시달린다. 노동자가 만들어낸 '잉여가치'를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본가들이 강탈하는 행위를 윤리적 용어가 아닌 정치경제학 용어로 '착취'라고 한다. 자본가들은 효과적으로 이윤을 착취하기 위해 절대적 잉겨가치 늘리기와 상대적 잉여가치 늘리기 방식을 쓰는데, 전자는 노동시간 전체늘 늘리기이고 후자는 잉여가치를 많이 강탈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자본가들은 임금을 삼각한다. 그래서 저자 추나라는 노동자 투쟁을 통해 착취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윤율 저하

기술이 발전하면서 노동자 한 명당 죽은 노동의 가치-불변자본의 가치가 더욱 커져간다. 이때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상품의 가격은 떨어지며, 반대로 생산과정에 투입되는 가격 변동을 무시한 가치 구성인 '자본의 유기적 구성'은 높아진다. 유기적 구성의 상승은 자본가들 사이의 경쟁적 축적이 작동하도록 만든다. 이 축적 과정에서는 이윤율(잉여가치/불변자본+가변자본)을 떨어뜨린다. 자본가가 자본의 유기적 구성-노동자 한 명당 불변자본의 비중을 높여 생산성을 향상했기 때문이다. 잉여가치의 원천은 산 노동인데, 자본가는 이윤을 더 많이 얻으려다가 이윤을 창출하는 수단 자체를 몰아낸다.  자본가는 스스로 거둬들이는 잉여가치의 원천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고, 신기술을 처음으로 도입하는 자본가들에게는 기술 혁신이 완전히 합리적이기 때문에 자본가들은 경쟁적 축적을 하며 스스로 이윤율을 떨어뜨린다. 한마디로 잉여가치가 있어야 축적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역설로, 축적은 이윤율을 떨어뜨려 다음 축적을 어렵게 만든다. 마르크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모든 측면에서 현대 정치경제학의 가장 중요한 법칙"이다. 그래서 축적은 자본주의를 이전 사회보다 훨씬 더 역동적이고 파괴적인 사회로 만들었으며, 이는 역설적으로 사회주의 세계를 가능케 할 객관적 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자본가들은 이윤율 하락을 막기 위해 단순히 더 많이 노동자를 착취하거나, 생산에 사용하는 불변자본의 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이윤율 저하 경향을 상쇄하려고 하지만, 통계와 여러 차례 경제 위기는 이윤율 저하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유주의 사상의 '정전' , JS밀 자유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