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ewell Party

송별회, 함께여서 행복했어

by 캔디부부

#포틀럭 파티(Potluck Party)

:참석자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요리나 와인 등을 가지고 오는 미국·캐나다식 파티 문화.(네이버 지식백과)


뉴질랜드에서의 일흔 번째 날

오늘은 옆 방에 사는 줄리안이라는 프랑스 친구의 마지막 밤. 플랫 사람들과 Farewell Party(송별회)를

하기로 했다. 집주인인 마이크 아저씨로부터 오늘 파티가 있을 거라는 안내를 받았다. 뭔가 외국스러운 느낌이다. 오늘 파티는 Potluck Party형식으로 하기로 했다. 플랫 식구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요리를 준비하는 방식의 파티였다. 플랫 식구들끼리의 조촐한 파티였지만 서로의 음식을 나눠먹으며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떤 음식을 해갈까 하다가 한국음식을 좋아한다는 줄리안의 말이 기억났다. 그래서 선택한 메뉴는 소고기 볶음밥이었다. 불고기 양념 버전과 볶음 고추장 버전으로 두 가지를 준비했다. 혹시나 한국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있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걱정과는 달리 모두들 맛있게 먹어주었다. 내 눈엔 가장 인기가 좋은 음식인 것 같았다. 우리가 준비해 간 음식 외에도 flamm kuchen이라는 독일 피자, 칠리 치킨, 그냥 구운 치킨, 감자볶음, 그리고 내가 챙겨 온 스시까지 음식이 넘쳐났다. 모두들 음식을 보며 이걸 다 먹을 수 있을지 걱정했을 정도로 푸짐하게 준비되었다. 어떻게 보면 플랫 식구들과 처음으로 이런 시간들을 가졌던 것 같다. 우리가 생각한 플랫의 모습을 마주한 것 같아 즐거운 시간이었다. 언어의 장벽이 힘들기는 했지만 그 시간을 최대한 즐기려고 했다. 다 같이 사진이라도 찍고 싶었는데 신랑과 눈치 보다가 타이밍을 놓쳤다. 이럴 때 보면 참 소심하다. 줄리안에게는 한국에서 택배로 온 한국 부채와 한국 캐릭터로 된 포스트잇을 선물했다. 이렇게라도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 이렇게 줄리안과의 마지막 식사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제 줄리안이 매일 풍기던 냄비 태우는 냄새를 집에서 맡을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드는 밤이다.



#첫 번째 플랫, 안녕


뉴질랜드에서의 백 일흔두 번째 날

내일은 드디어 새로 구한 플랫으로 이사 가는 날이다. 첫 번째 플랫에서 참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일하는 스시집과도 가깝고 마당도 있고. 좋은 점이 많았지만 오래된 집이라 여기저기서 거미가 나오는 것이 너무나도 스트레스였다. 뉴질랜드에서 거미는 너무 흔하고 흔한 친구라 아무렇지 않다는 사람도 있는데, 난 그런 대인배가 되지 못한다. 거미만 보면 온몸의 털이 바짝 서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첫 번째 플랫보다 조금 깨끗한, 덜 오래된 플랫을 구해 이사 가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이 플랫 식구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저녁식사. 저번 Farewell Party(송별회)처럼 이번에도 Potluck Party형식으로 파티가 진행되었다. 떠나는 우리 부부를 위해 플랫 식구들이 가져온 음식과 함께 바비큐 파티도 했다. 집주인인 마이크는 닭구이를 만들고, 마이크의 여자 친구는 치즈 샐러드를 만들어왔다.이지라는 피지 친구는 야채 꼬치를 만들었고 리안은 소시지를 가져왔다. 우리는 스테이크와 닭꼬치를 준비해 갔다. 정말 환상적인 메뉴 구성이었다. 모든 음식은 집주인인 마이크가 담당했다. 자신만 믿으라며 멋지게 준비해주었다. 맛있게 익혀주고, 만들어준 마이크에게 너무 고마운 저녁이었다. 마이크가 열심히 고기를 굽는 동안 모두 마당에 둘러앉아 수다를 떨었다. 프리토킹이 힘들다 보니 대화에 끼는 것이 너무 어려웠지만 최대한 알아들으려고 귀를 쫑긋 세웠다. 각자의 삶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사람 사는 건 다 똑같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준비된 음식을 먹으며 대화도 하고, 함께 게임도 했다. 매일 같은 집에서 생활을 했지만 이렇게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눈 적이 많이 없는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오늘 함께 모여 웃으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마음을 담아 카드와 한국 스타일의 부채를 모두에게 선물했다. 이들에게도 한국이 좋은 이미지로 기억되면 좋겠다. 함께여서 너무너무 행복했던 플랫 식구들. 특히 마이크 덕분에 크라이스트처치에 잘 정착할 수 있었고 늘 우리를 위해 천천히 말해준 그의 배려 덕분에 웃으며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진짜 이렇게 착하고 이해심 많은 플랫 식구들은 다시 만나기 힘들 것 같다. 한국인은 우리뿐인데 김치찌개, 닭볶음탕, 라면, 김치 등등 끝없는 한국음식으로 난리였는데. 이해해주고 배려해준 고마운 플랫 식구들.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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