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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랑곰 Feb 01. 2021

런던 이야기(1)

영국 정치의 중심

영국의 동네 이야기를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다. 내가 살던 브라이턴이나 버밍엄에서 시작해볼까, 아니면 최남단부터 시작해서 거슬러 올라가볼까 등등. 한참 고민 끝에 그래도 영국을 상징하는 도시,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나을 것 같아서 첫 번째 동네를 런던으로 정했다. 


지도 출처: 구글 맵


보통 런던의 중심이라고 하면 위 지도에서 보이는 원형의 노란색 길 안쪽을 일컫는다. 오늘 이야기로 이 지역 모두를 소개할까 하다가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런던을 조금 더 세분화했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장소는 버킹엄 궁전(Buckingham Palace), 빅 벤(Big Ben) 등이 있는 영국 정치가 이루어지는 지역이다. 


지도 출처: 구글 맵


영국의 왕실 가족이 머무는 거처, 버킹엄 궁전(Buckingham Palace)


첫 번째로 소개할 장소는 위 지도 기준, 왼쪽에 있는 버킹엄 궁전이다. 버킹엄 궁전은 1703년, 버킹엄 공작의 저택으로 처음 만들어졌다. 이후 1761년 조지 3세에게 양도된 후 영국 왕실을 상징하는 공간이 되었다. 지금도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가족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영국 왕실이 외국의 사신들을 접대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 곳은 런던을 여행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 쯤은 지나가는 곳으로, 버킹엄 궁전 앞에서 진행되는 근위병 교대식이 또 하나의 볼거리이다. 홈페이지 사전 예약을 통해 버킹엄 궁전의 일부 공간을 관람할 수 있다고 하는데, 나는 들어가 본 적은 없다. 


런던 버스커들의 모임 장소, 트라팔가 광장(Trafalgar Square)


버킹엄 궁전에서 직선으로 곧게 뻗은 '더 몰(The Mall)' 길을 따라 걷다보면 높은 기념탑이 세워진 큰 광장이 나온다. (더 몰 길 오른쪽으로 있는 세인트 제임스 공원이 산책하고 휴식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지나가는 길에 공원을 통해 가는 것도 좋다.) 이 광장이 바로 트라팔가 광장으로, 1805년 영국과 프랑스 해군 사이에 벌어진 트라팔가 해전의 대승을 기념하기 위한 공간이다. 가운데 있는 기념탑은 당시 영국 해군을 이끌었던 넬슨 제독 기념탑이고, 그 주위로 네 개의 사자상이 떠받들고 있다. 


트라팔가 광장의 넬슨 기념탑
넬슨 기념탑을 호위하는 사자상


트라팔가 광장은 수많은 관광객들이 거쳐갈 뿐 아니라 런던 시민들도 이 곳에 나와서 산책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곳이다. 그리고 런던의 주요 장소로 가기 위한 길목이기도 하다. 북쪽으로는 내셔널갤러리와 쇼핑을 할 수 있는 소호 지역, 서쪽으로는 버킹엄 궁전, 남쪽으로는 빅 벤과 국회의사당, 동쪽으로는 세인트 폴 대성당 등 관광객들이 탐낼만한 장소들이 트라팔가 광장에서 모두 멀지 않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거쳐가는 곳이다 보니까 그들을 대상으로 많은 거리공연가들이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장소이기도 하다. 마술, 음악, 그림 등 다양한 형태의 거리공연이 펼쳐지는데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빠져들게 된다. 그만큼 트라팔가 광장은 활력이 넘치고 다양한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지나쳐 가는 곳이다. 


트라팔가 광장의 낮. 뒤로 보이는 건물이 내셔널 갤러리(The National Gallery)이다.
트라팔가 광장의 밤. 저 멀리 빅 벤 시계탑이 살짝 보인다. 


영국의 정치가 일어나는 곳, 다우닝가 10번지와 국회의사당


이제 트라팔가 광장에서 남쪽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트라팔가 광장에 서서 남쪽을 잘 살펴보면 빅 벤 시계탑이 보인다. 그 시계탑을 보면서 길을 따라가다 보면 빅 벤까지 금방 도착한다. 그리고 그 중간에 영국의 정치를 상징하는 다우닝가 10번지가 나오는데, 그 곳에 대한 사진은 아쉽게도 없다. 다음에 영국을 다시 가는 날, 이 곳 사진을 찍어서 보충해야겠다. 다우닝가 10번지는 영국 총리의 관저로 영국 정치를 지칭하는 대명사로 사용되기도 한다. 



다우닝가 10번지에서 조금만 더 내려가보자. 그러면 영국을 상징하고, 전세계 시간의 기준이 되는 빅 벤 시계탑이 보인다. 영국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답게 이 곳에는 관광객들이 항상 바글바글하다. 그만큼 런던의 소매치기 범들의 주 활동장소이기도 하니, 항상 소지품을 조심해야 하는 장소이다. 사람들에게 많이 치이는 곳이기는 하지만, 눈 앞에서 바라보는 빅 벤은 정말 웅장하다. 특히 밤에 보는 빅 벤의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리고 빅 벤의 옆으로는 영국의 국회의사당이 이어진다. 영국의 정치가 실제로 일어나는 곳, 수많은 토론과 결정이 만들어지는 곳, 영국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곳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 공간이다. 영국 국회의사당 건물을 잘 보기 위해서는 템스강(River Thames)을 건너가는 것이 좋다. 빅 벤 뒤쪽으로 이어진 웨스트민스터 다리(Westminster Bridge)를 건너가면 빅 벤과 국회의사당 건물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환희와 슬픔이 공존하는 곳, 웨스트민스터 사원(Westminster Abbey)


빅 벤과 국회의사당 건물을 봤으면 다시 템즈강을 건너가보자. 그리고 빅 벤을 지나쳐서 조금만 더 가다보면 왼쪽으로 거대한 고딕 양식의 교회 건물을 보게 된다. 이 곳이 바로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역대 왕들의 대관식과 왕실 가족과 영국의 위인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현 여왕인 엘리자베스2세 대관식도 이 곳에서 열렸다. 



그만큼 웨스트민스트 사원은 영국의 모든 역사적 사건들을 직접 끌어안은 공간으로 영국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한다. 환희에 찬 대관식을 통해 누군가를 맞이하고, 슬픔에 찬 장례식을 통해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곳, 이 곳은 두 가지의 전혀 다른 감정이 섞여있는 공간이다. 


이렇게 런던 중심부에 대한 첫 번째 이야기가 끝이 났다. 총 네 개의 장소를 소개했는데, 이 곳에 깃든 이야기들이 많다 보니까 글이 다소 길어졌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더욱 많지만, 오늘은 이만 줄이려고 한다. 다음에는 런던 중심부의 또 다른 이야기로 찾아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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