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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랑곰 Feb 08. 2021

런던 이야기(2)

쇼핑의 중심 - 소호 지역

지난 글에 이어진 두 번째 런던 이야기이다. 지난 번에는 정치를 중심으로 런던 지역을 소개했는데, 오늘은 쇼핑을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런던은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도시이다. 그들이 런던을 찾는 목적은 각기 다르겠지만 쇼핑을 목적으로 찾는 관광객도 꽤 많다. 영국에서 출발한 브랜드가 꽤 많고, 런던에 가면 그런 브랜드를 조금이라도 싸게 살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쇼핑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런던까지 온 김에 쇼핑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런던에는 쇼핑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여럿 있는데, 오늘은 런던의 중심부에 있는 소호(SOHO) 지역을 중심으로 이야기할 예정이다. 



소호 지역을 방황해보자. 


위 지도의 오른쪽 아래를 보면 지난 번에 소개했던 트라팔가 광장이 보인다. 이 곳을 기준으로 위쪽으로 보이는 레스터 스퀘어(Leicester Square)역과 토튼햄 코트 로드(Tottenham Court Road)와 왼쪽으로 보이는 피카딜리 서커스(Piccadilly Circus)와 옥스포트 서커스(Oxford Circus) 안쪽 부분이 소호(Soho)라고 불리는 최대의 상업 중심지이다. 


이 지역은 충분히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거리이고, 걸어다니면서 눈에 띄는 상점에 들락날락 거리면서 여행하는 것이 좋다. 이곳저곳 방향을 잃고 돌아다니다 보면 다양한 브랜드의 옷가게부터 디즈니, 엠앤엠(m&m) 초콜릿 스토어 등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가게들이 매우 많다. 


런던의 m&m 월드. 초콜릿 m&m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곳이다.


이 곳은 주변에 다양한 지하철 역이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기 때문에 방향은 잃어도 길을 잃을 염려는 별로 없는 곳이다. 다만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뜻은 그만큼 소매치기나 사기꾼들에 노출될 가능성도 많다는 뜻이기 때문에 항상 주변을 경계하면서 다녀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크리스마스 장식의 끝판왕


이 구역의 또 다른 볼거리는 크리스마스 장식이다. 피카딜리 서커스역과 옥스포트 서커스역을 연결하는 길이 리젠트 스트리트(Regent Street)인데, 이 길의 크리스마스 장식이 정말 화려하고 아름답다. 이 길을 시작으로 옥스포트 서커스역에서 좌우로 길게 연결되는 옥스포트 스트리스(Oxford Street)까지 연결되는 크리스마스 장식은 단연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피카딜리 서커스역 앞에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 이 트리 뒤로 이어지는 길이 리젠트 스트리트이다. 
리젠트 스트리트를 수놓은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장식들.


런던 중심부의 크리스마스 장식이 아름답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어서, 해마다 12월이 되면 런던에 엄청난 인파가 몰린다. 그래서 이 시기에 런던 시내를 돌아다니다보면 사람에 치이면서 다니는 것은 감수를 해야한다. 하지만 우리가 들이는 노력에는 언제나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 그만큼 화려하게 런던 밤하늘을 수놓는 크리스마스 장식들을 원없이 만끽할 수 있다. 


내가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러 런던에 갔을 때는 옥스포트 스트릿과 리젠트 스트릿을 한없이 왕복했었다. 한 번 걸었던 길을 다시 되돌아오고, 시간이 지나면 모습이 또 바뀌었는지 궁금해서 또 그렇게 왕복했다. 개인적으로 사람에 치이는 것들 좋아하지 않아서 사람이 바글대는 곳을 피하는 편인데, 런던의 크리스마스 장식은 그 많은 사람들의 틈바구니를 누비면서 다닐만큼 인상적이었다. 아직까지도 나는 '런던'하면 '크리스마스 장식'이 먼저 떠오르고, 당시에 내가 봤던 모습이 머리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옥스포트 스트리트를 장식하는 크리스마스 조명들. 그 아래로 다니는 수많은 사람들은 덤이다. 


역사와 함께 변화를 받아들인 코벤트 가든(Covent Garden)


레스터 스퀘어(Leicester Square)역에서 오른쪽으로 조금만 가면 바로 코벤트 가든이 나온다. 코벤트 가든은 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곳으로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거나 식당&펍을 이용하기 위해 찾는 곳이다. 하지만 이 곳에 처음부터 쇼핑을 위한 장소는 아니었다. 


코벤트 가든이 처음에는 런던 시민들에게 공급할 식량을 생산하는 수도원의 농지였다. 수도원이 해체된 16세기 이후에는 침체기를 맞이하다가 17세기에 들어서면서 이 곳에 영국 최대 규모의 청과물 시장이 만들어졌다. 이 청과물 시장은 20세기 중반까지 런던 시민들의 식량 창고 역할을 했는데, 이 시장이 템즈 강 남쪽으로 옮겨지면서 코벤트 가든은 지금과 같은 모습을 하게 되었다. 



거대한 유리 천장으로 덮여있는 코벤트 가든은 런던을 찾는 관광객들이 한 번 정도는 들러보는 곳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작은 상점들이 정말 많은데, 하나하나를 잘 살펴보면 독특하고 특색있는 기념품을 찾을 수도 있다. 코벤트 가든은 작은 키오스크들이 모여있는 오픈 마켓과 비슷한 모습이기도 하면서, 정말 번듯하고 멋드러진 상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쇼핑 센터의 모습이기도 하다. 


코벤트 가든 옆에는 큰 광장이 하나 있다. 이 곳에서는 거리 공연이 거의 매일 일어나는데, 나는 갈 때마다 마술 공연을 하고 있었다. 관람하는 어린 아이들을 불러내서 그들과 함께 하는 마술 공연이었는데, 꽤 재밌었다. 처음에는 유치할 줄 알고 조금만 보다 갈 생각이었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까 공연이 모두 끝나있었다. 즐겁게 봤기 때문에 소정의 공연비를 마술사 모자에 넣어주고 돌아온 기억이 있다. 



코벤트 가든에 대한 이야기를 끝으로 오늘의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5편 정도를 예상했던 런던 이야기였는데, 시리즈가 조금 길어질 것 같다. 런던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그만큼 런던은 크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이야기할 주제가 꽤 많은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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