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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비 Sep 11. 2020

비염과 코로나~

증상이 너무 비슷해

가을이 오고 있다.

이미 내 몸은 가을을 맞이 하였다.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가을이 왔음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3일 전 저녁에 나는 추운 듯한데 아이들이 계속 덥다며 에어컨을 틀고 자자고 켜 둔 채로 잠이 들었다. 무풍 상태로 해두어도 온도가 올라가면 알아서 바람이 나왔다가 닫히곤 한다. 우리 아이들은 문을 열고 자는 게 무섭다며 꼭꼭 방문에 창문까지 모두 닫고 잔다. 그러니 더울 수밖에!

가을바람 선선하데 에어컨 바람이라니! 내키지는 않지만, 그렇게 잠을 잤다. 재채기가 나오고 코끝이 간질 거려서 새벽에 깼다. 에어컨을 끄고, 문을 열고, 다시 잠에 들고 싶었지만 재채기가 연속적으로 나온다.

아~ 비염이 돌아왔다.

내가 원래 결혼해서 살던 곳은 조선소 근처여서 공기가 좋지 않았다. 결혼하고 그곳에 살게 되면서 나에게 비염이라는 병이 생겼다. 물론 나 말고도 주변에 비염을 달고 사는 친구들이 많았다. 아이들도 자주 아프고, 주말마다 아동병원에 줄 서는 것이 일이었다.

여기 산을 깎아 만든 아파트에 이사 오고 나서는 신기하게 비염이 사라졌었다. 여기는 박쥐도 날아다니고, 공기기 좋아야 만날 수 있는 곤충 동물들을 종종 목격한다. 그래서 난 비염이 내게서 멀리 떠난 줄 알았다. 그런데 다시 돌아왔다. 면역과도 연관 있어서 요즘 내 몸상태가 별로 안 좋구나를 느끼던 차에 비염이 신호를 보낸 것이다.

어제부터 홈트도 신청해서 하고 있다. 컨디션을 꽝이지만, 그래도 신청을 했으니 결석은 잘 안 하는 편이라 꾸역꾸역 운동도 마쳤다.

문제는 엊그제는 잠을 아예 못 잤다. 두통이 심하고, 소화도 안되고, 몸도 으슬으슬하고!

아 이거 비염은 맞는데 몸살 같은 이 증상들은 뭘까? 신기하게 열이 없다. 그 대신 콧물이 줄줄 흐른다. 이 지겨웠던 비염 콧물이 다시 돌아오다니 정말 안 반갑다.

그렇게 컨디션을 안 좋지만, 출근해서 할 일을 모두 다 하고, 집으로 왔다.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아서 에어컨을 끄고 이동했다. 열감이 느껴지긴 하나, 땀 푹 내야 언른 낫는다는 그 옛날 말에 에어컨보다는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비염에 에어컨 바람은 더 고역이니까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하다.

집에 와서 둘째 하원은 첫째에게 부탁하고, 잠을 잤다. 이불을 푹 덮고 자는데 열이 더 오르는 기분이다. 첫째에게 아빠에게 전화해서 엄마 아프다고 빨리 오라고 전해 달라했다. 긴급시에 큰아들은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다. 둘째는 배고프다고 옆에서 징징댄다. 속이 부글부글하지만 기운이 없다.

남편이 와서 아이들 밥 시켜주고는 열체크를 한다.

병원 가야는 거 아닐까?

머릿속에 여러 가지 생각이 떠 오른다. 만약 코로나면 어떡하지? 하아 여기 좁은 동네라 신상 다 털리고, 우리 아이들은 어째? 어제까지 뽀뽀하고 앉고 잤는데~ 눈앞이 캄캄하다.

일단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상황보고 병원을 가기로 했다. 사실 여긴 작은 도시라 한 명 한 명이 너무 크게 느껴지는 곳이다. 근데 2주 아니 한 달도 넘게 어딜 간 적이 없다. 내 생활 범위를 벗어난 적도 없고, 친구며 누구며 딱히 만난 적도 없다. 그런데 왜?

비염과 코로나 증상을 찾아본다. 너무 비슷하다. 감기랑 코로나도 찾아본다. 비슷하다. 설사가 난다 이것이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장 안 좋은 사람들은 감기 걸려도 설사할 수 있을 거라 본다. 하아 고민되는 밤이다. 일단 내일 아침까지 열 안 내리면 병원 가자!

이불과 베개를 건조기에 돌렸다. 그리곤 잠에 들었다. 새벽 5시 일어날까 고민하다 6시 30분 홈트 시간에 맞춰서 기상했다. 열은 없는데 머리는 띵하다. 남편이 계속 문자가 온다.

괜찮냐?

괜찮은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열은 없음이라고 보낸다. 홈트를 따라 하고, 큰아들이 나를 주시한다. 우리 엄마 괜찮은 거 맞나? 하는 표정이다. 아이들 아침을 주고, 출근을 했다. 컨디션이 어제보다는 괜찮다.

점심때가 되니 배도 고프고, 급식에 나온 된장국은 오늘따라 참 시원하다. 점점 나 괜찮은 거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든다. 다행이다.

한편으로 걱정이 된다. 곧 겨울이고 독감도 돌 텐데~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겨울을 맞이하는 슬기로운 자세가 뭘까? 백신은 물론이고, 면역을 키우는 방법이다. 턱밑에 여드름이 지난주부터 올라온다. 남편 회사에서 해주는 건강검진도 계속 뒤로 연기가 된다.  사실 병원 자체가 지금은 위험하다 생각되니, 안 가게 된다.

겨울이 곧 올 텐데! 미리 몸살을 앓은 사람으로서 심히 걱정된다.

면역을 키워야겠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아이들 식단에 더 신경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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