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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혁H Aug 29. 2021

부닥치지 않기를 바랬다

21.07.04.


앞으로의 반경 안에서 그 사람과는,
제발 부닥치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다
증오나 경멸 따위 때문이 아니라
야트막한 연모가 있었으므로 저리 한 것이었다.

예기치 못한 마음의 각도는

당최 수평을 이루지 못하고
알량한 사심은 그릇됨을 알면서도

자꾸 몰래 솟고 만다

행여나 내 추잡함과 비굴함이 들켜버린다면
그쪽에 닿는 시선의 기울기가 평범치않음을 알게된다면
영영 불편한 민폐로 어색한 공존으로 남아질까 두려워
차라리 그 어디서도자주 마주하지 않는게 낫다는것이다

자꾸만 아른거리는 헛된 망상을 걷어내자고
걸맞지도 않는 마음 더이상 품지도 주지도 말자고
되뇌이고 되짚어도 사그라들지 않은채 깊어질까무서워
이제는 그냥 엮이지않도록 거리를 두며 지내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발 부닥치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다
도무지 이뤄질 터 없고 이어져서도 안될뿐일테니
더는 나와 걸음도 눈길도 겹쳐지지 않게끔
얄궂은 감정 따위 숨기고 지워낼 수 있게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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