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진 하늘 위로 반짝임이 떠오른다.
처음엔 희미했는데 게슴츠레한 눈으로 응시하고 있으니 조금씩 그 수가 늘어난다.
짙은 밤인 줄 알았는데 제법 별의 수가 많다.
두 손을 모아 망원경처럼 눈에 댄다.
지상 위에 흐르는 빛을 가리니 하늘의 별이 더욱 드러난다.
손을 떼면 흐린 빛에 별들이 녹는다.
얼른 손을 올려 다시 하늘의 결정을 맺는다.
화려한 불빛에 현혹되면 하늘의 별을 담기 어려워진다.
주변의 흘러넘치는 것들을 가린 뒤에야 더 많은 별들을 보게 된다.
이제야 별을 잇고 별자리를 그릴 수 있게 된다.
아무것도 아닌 점들을 이어 선이 되고 면이 되어 그림이 되고 이야기를 써내려 갈 수 있다.
더 먼 곳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선 지금의 것들을 잠시 가려둘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더 놀라운 것이 있다.
그 하나하나의 점들 뒤에 두 눈으로 볼 수 없는 끝없는 반짝임들이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