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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젤리쌤 Jan 12. 2023

한국인과 너무 비슷해서 이질감이 전혀 안느껴지는 우크라

저는 꼬니와 5개월째 지구별 탐험 중이에요

학원탐방도 하고 지난 2년의 락다운동안 세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직접 보고 느끼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결단을 내리고 만5세 꼬니와 도시별로 한달살기를 하고 있어요

필리핀 세부부터 클락을 걸쳐 지중해인 몰타에 왔다가 지금은 같은 지중해이지만 그리스의 영향을 많이 받은 사이프러스에 있습니다.

그 사이 꼬니는 만6세가 되었어요


사실 겨울시즌이다보니 휴양지인 몰타와 사이프러스는 겨울에는 그렇게 많은 유럽 사람들이 있진 않습니다.

한국과 다르게 겨울방학이 따로 없고 크리스마스부터 새해까지 이어지는 연휴는 유럽사람들에게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최대의 명절이기 때문에 특히나 유럽사람들이 잘 없습니다


요즘 몰타와 사이프러스에 있는 외국인들은 대부분 장기로 체류하는 분들이에요

그러나 저 처럼 3개월 미만, 짧게는 한달 미만으로 와 있는 외국인들은 러시아인이 많더라구요

그리고 우크라이나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아무래도 전쟁의 여파로 여행겸 공부겸 피신(?) 겸 온 분들이 꽤 있습니다.

지금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서로 같은 학원에서 한쪽은 학생으로 한쪽은 일하는 직원으로 마주치는 현실.


당연히 전쟁은 일반 시민들이 아닌 권력 유지를 위한 푸틴의 파워게임이라 서로가 전쟁이라는 이슈를 드러내놓지 않고 평범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장 내 가족이 포격이 쏟아지는 국가에 있는데 러시아인을 아무렇지 않게 마주한다는게 마음속으로는 너무 고통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어찌되었던 지금 전쟁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으니까요



저는 몰타랑 사이프러스에서 이번에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꽤 많이 만났는데요

사실 그전에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만나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이번에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할 기회가 많았는데요

어떻게 하나같이 이렇게 한국사람들이랑 비슷할까 싶어요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생각과 마인드가 한국인과 너무 똑같아서 이질감이 전혀 안느껴지더라구요

아무래도 학원 관련해서 우크라이나 분들을 만나다보니 교육적으로 관심있는 분들이어서 더 그럴수도 있는데 한국인들같이 엄청 부지런하고 열심히 사는 것도 비슷하고 아이들 교육문제나 여러가지 세계의 이슈들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도 마치 한국에서 같은 한국인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 같이 비슷했어요


외모는 대부분 금발에 눈도 파란 서양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우리랑 완전히 다른 서양인인데 생각과 마인드는 이질감 전혀 없는 한국인 마인드라니

보통은 해외 학교 관계자들을 만나도 일본인들같이 같은 동양계를 만나면 말이 잘통한다고 느끼는데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한결같이 말이 잘 통해서 너무 신기합니다


우크라이나가 경제적으로 발전하지 못한 나라 중 하나인데 사람들이 이렇게 다 부지런하고 지적 호기심이 많고 똑똑한데 왜 국가가 발전하지 못했을지 궁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좀 찾아보니 우크라이나는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라고 합니다

그리고 역시나 부패한 정치가 가장 큰 원인인것 같네요


마치 같은 한민족인데 북한과 한국이 이렇게 다른 것과 같겠죠


극심한 가난과 현재 진행형인 전쟁으로 인해 많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다른 나라도 이민을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몰타와 사이프러스는 우크라이나에서 가깝기 때문에 더 이주하기에 좋은 조건이기도 합니다


몰타에서 만난 우크라이나 사람 중 한 분은 학원 청소를 주로 하고 계신데 이주한지 꽤 되셨더라구요

사실 러시아 사람이 같이 있으면 다들 전쟁에 대해 모른척 아예 묻질 않지만 마침 저랑 학교담당자만 있어서 담당자님이 가족들은 괜찮은지 물었어요

묻자마자 눈물을 흘리시면서 이야기하시면서 청소하시면서 일이야기하며 웃으시면서...또 울으시면서 ㅠㅠ 그 분이 이야기하는 걸 들으면서 저도 울컥했어요

가족들이 피난왔다가 다시 우크라이나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지금도 전쟁의 폭격속에 있어서 걱정된다고 불안해하면서 눈물을 흘리시는데 삶이란 무엇인가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만난 대부분의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일을 하고 있고 몰타와 사이프러스는 휴양지인 만큼 여기서 만난 러시아분들은 다들 관광이나 영어공부를 하러 와 있습니다


제가 만난 러시아 분들도 다 좋은 분들이고 어짜피 너무 큰 땅덩어리인 러시아를 한 마디로 어떻다 말하기는 참어렵지만

전쟁 중인 한국가는 모두가 삶의 터전을 잃고 외국에서 힘겹게 살거나 자국에서 매일매일 언제죽을지 모를 불안감에 살고 있는데


공격한 나라의 국민들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여행과 일상을 보내는 것을 보며 대학교 4학년 여름방학 때 들었던 특강의 마지막 기말고사의 에세이가 기억났어요


국가와 민족은 어떻게 다른가?



교양과목이라 이런 주제로 공부한 건 처음이었는데 제가 이때 에세이를 쓰면서 국가는 선택할 수 있지만 민족은 선택할 수 없다고 썼거든요

이런 해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저 역시 국가와 민족에 대한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요즘같이 각 국가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시대에 4학년 여름방학의 교양시간이 자꾸 생각납니다


몰타에서 청소하시는 우크라이나 분은 이주한지 오래되었는데도 몰타에서 제대로된 신분없이 외국인 신분으로 계신거 같더라구요


몰타는 외국인에게 몰타인과 같은 의료를 포함한 복지를 제공하는 대신 상당히 큰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외국인 신분으로는 하루먹고 하루 살 수 있는 정도 밖에 벌기가 어려운 구조입니다


그나마 자영업을 따로 하며 가게라도 오픈해서 장사가 잘되면 좋겠지만 초기 자본금을 몰타의 외국인 신분으로 모으기란 어려울 것 같다 생각이 들었어요


단단한 국가의 경계 안쪽에 있으면 사실 세상돌아가는 거모르고 그냥 안전한 국가안에서 정해진 규칙을 잘 운용하면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가 힘을 잃거나 부패하면 많은 사람들이 경계의 밖으로 내몰립니다

그리고 경계 밖으로 내몰리기 시작하면 이제는 각자도생밖에 답이 없습니다.


저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어쩌면 경제의 언저리를 헤매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꼬니랑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보고 경험하며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을지도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우리 꼬니가 살아갈 세상은 어떨까요?


5개월째 계속되는 꼬니와의 지구별 탐험을 통해 저와 꼬니가 성장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잡아나가는데 밑거름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어려 나라 사람들을 만나면서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변화도 느낄 수 있고 특히나 전쟁과 관련되 다양한 다른 모습들도 보게되며 생각이 많아지네요


최근 느꼈던 점들에 대해서 두서없이 적어보았어요

요즘은 사람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더 철학과 심리가 삶에 정말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제 이야기 같이 하던 사이프러스 학원관계자 중 한 분은 멘탈관리에 대해 이야기하셨는데

멘탈관리도 같은 맥락인것 같아서 너무나도 크게 공감이 되었어요


저는 2023년에도 계속 꼬니와 지구별 탐험을 하며 국가라는 경계안에 들어가기 보다는 글로벌 경계 안에 들어갈 수 있는 힘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할지를 더 고민해보려고해요


그리고 모든 것은 정말 생각에서 나오는 만큼 열심히 독서해보려고 합니다

내일은 사이프러스는 비가와서 오랜만에 꼬니랑 집에서 그 동안 촬영한 영상이나 사진들도 정리하고 밀린 업무도 보려고해요

갑자기 일기같이 마무리^^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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