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당신을 괴롭힌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계속해서 노예짓을 하기로 동의한다면, 계속해서 독재자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걸 막을 수 있는 것은 적당한 공포이다. 누군가가 당신을 괴롭힌다면 맞서 싸우라. 꼭 육체적인 의미가 아니라, 당신의 생각과 감정을 또렷히, 분명하게, 분석적으로 말하라. 날카로워야 한다. 문제를 더 작은 부분들로 분해하고 논점을 정확히 만들어내고 반대대는 대응도 생각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아마 이것에 능숙해서 애초에 사람들이 당신을 건드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또렷하고 분명한 반대적 의미의 괴물이 될 것이고 굳이 당신의 검을 꺼내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 곳이 당신이 있어야 할 지점이다. 당신과 상호작용을 한 3초 뒤 사람들은 당신을 괴롭히는 것이 심각하게 좋지 않은 생각임을 알아야 한다. 그럼 당신은 그들과 완벽하게 괜찮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것이다.
캐나다에서 10학년때의 일이다. 수학 교실에 같은 조에 앉았던 Josh 라는 친구가 계속해서 나와 또 다른 한국인 친구를 장난치며 괴롭힌 일이 있었다. 어떤 말을 해도 그 말을 따라하면서 부족한 영어실력을 놀리고 문법을 문제삼으며 장난친 것이다. (그 때 터득한 단어가 mean 이라는 단어이다. He's so mean 의 의미를 더할나위없이 완벽히 알게되었다.) 그 상황에 대한 대처는 미약했다. 스스로를 제대로 방어하지 못한 약자의 입장이 되어 서투른 영어로 어버버 선생님께 이르고, 그 선생님이 주의를 주는 정도로 끝났지만 여전히 당했다는 느낌이 들어 찝찝하고 분개한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 나를 괴롭힌다는 것은 이미 나를 얕잡아본다는 것이고 이는 내가 나를 얕잡아보도록 허용한 측면도 분명 있다. 첫 탐색전에 충분히 위협적으로 대처했다면, 나를 건드리는 것이 좋지 않을 것이란 인식을 심어주었다면 그 이후의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리라. 모든 사람들에게 위협적일 필요는 없지만 나를 건드리면 나쁜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암시정도는 줄 수 있어야 한다. 착하고 무해한게 미덕이 아니라 그 어떤 순간에도 용사처럼 강해야 하고, 나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전쟁통 속의 정원사가 되느니 정원에서 용사가 되는 게 낫다는 말처럼 (It's better to be a warrior in a garden than a gardener in a war) 말이다.
나를 괴롭하는 유독한 이들과 맞서 싸우는 방법은 내 논리를 다듬고 말이라는 무기를 갈고 담아 뾰족하게 휘두르는 것이다. 그랬다면 애초에 사람들은 당신을 건들지도 않을 것이다.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논리로) 공격할 수 있지만 굳이 칼을 꺼내지 않는 상황을 유지하는 것- 더 나아가, 당신과 교류하는 3초 안에 당신을 건드리는 것이 그리 좋은 생각이 아님을 알게 하는 것. 정말 중요하다.
나는 평화를 지향하는 성향이 강해서 분쟁을 싫어하고 왠만하면 사람들과 다 잘지내려고 하는 기조가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 수록 알게 되는 것은 내 의견을 정확히 표현하다보면 반드시 반대의견을 가진 세력이 생기고 적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을 살아가면서 내 의견을 말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거절을 받고 반대를 받더라고 내 의견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용기를 갖는 것 - 그것이 나를 강하게 만드는 시발점이 아닐까.
펜은 칼보다 힘이 쎄다. 그 말을 정말 절감한다. 사고체계를 끊임없이 다듬고 정리해나가는 사람을 당할 사람은 없다. 말은, 궁극의 무기이자 가장 강력한 칼이다.
당신의 말을 다듬어라. BE articulate. 정확하고 분명하게 말하라. 노예가 되기로 무의식중에 동의한다면 그 결과는 독재자를 낳는 것밖에는 없다. 독재자는 결국 민중의 침묵으로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늘 경계하고 조심해야 한다. 누구와도 잘 지내며 피차간에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은 아이러니하게도 무기를 다 내려놓았을 때가 아니라 보이지 않게 긴장하며 완장을 했을 때에 일어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