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누구에게나 괴로움의 연속이다. 현대인들은 마치 행복이 인생의 기본값(baseline)이라고 착각을 한다. 인스타그램에서, 각종 SNS에서 보이는 파편적인 행복의 모습들은 그러한 생각을 부추기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행복이 인생의 목적이나 목표가 되면 매우 곤란하다. 행복이라는 감정은 본질적으로 매우 얕고 약한 (shallow and weak) 그 무엇이기 때문이다. 고통에 처하게 되면 행복은 한순간에 사라지고 만다. 신기루처럼 말이다. 삶은 본질적으로 고통의 연속이기 때문에 행복한 순간보다 그렇지 못한 순간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보다 인생에 있어서 본질적인 의미와 목적을 부여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건 아마 고통보다 진실되고 영속적인 그 무엇일 것이다.
인생이 힘들 때, 고통스러울 때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 힘들다는 말을 입 밖으로 내뱉지 않는 것이다. 성경에 보면 '내 혀로 죄를 짓지 않고 내 입에 재갈을 물린다'라는 표현이 있다. 힘들고 어려울 때 힘들다고 불평하고 낙심의 말을 내뱉지 않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한번 입 밖에 내뱉어진 말은 반드시 그 본연의 임무를 완수하고 나에게로 되돌아온다. 내가 힘들다고 하면 나를 더 힘들게 만드는 상황을 끌어당길 뿐이다. 어렵고 힘들 때 입에 재갈을 물리고 불평의 말을 속으로 삼키는 것 - 정말 중요하게 고수해야 할 인생의 태도이다.
교만과 낙심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는 말이 있다. 잘 나갈 때 쉽게 교만해지는 사람은 어려운 환경에서 쉽게 낙심하는 자이다. 본질적으로 같은 성품이 상황에 의해 다르게 발현된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어려울 때 쉽게 낙심하는 사람은 잘 될 때 쉽게 교만해지는 사람이다. 반면 어려운 환경에서 쉽게 낙심하지 않고 마음과 입을 굳게 지키는 자는 상황이 잘 풀릴 때에도 결코 쉽게 교만해지지 않는다.
두 번째, 현재의 상황에만 몰두되어 근시안적인 태도를 갖지 않는 것이다. 우리의 초점은 늘 미래를 향해 고정되어 있어야 한다. 현재는 허상이고 내가 믿는 미래가 진짜 실체이다.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며 거시적인 관점을 갖는 태도는 매우 중요하다. 지금 당장을 보면 어려운 상황에 낙담되고 마음이 휩쓸릴 수 있지만 내 인생을 줌 아웃해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이 순간을 바라본다면, 나를 옭아메는 고통스러운 생각이 바뀔 것이다. 10년 전 나의 마음을 어렵고 힘들게 했던 그 일이 기억나는가? 그 당시는 나름 엄청난 고통의 원인이었지만 돌이켜 보면 그 일 자체보다도 별 것 아닌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던 나의 미숙함이 보일 것이다. 그 돌부리가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문제였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금 심각하게 보이는 문제도 10년 뒤에는 아무것도 아닌 해프닝처럼 여겨질 것이다. 내가 문제를 뛰어넘을 만큼 발전되고 성장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에 집중하지 말고 먼 미래를 바라보자. 내가 원하는 미래를 꿈꾸는 그 상상력만큼 훌륭한 고통의 해독제도 없을 것이다.
세 번째, 내 문제의 원인을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지 않는 것이다. 누군가를 탓하다 보면 그 원망의 마음은 큰 불길처럼 한순간에 내 마음을 지배한다. 누구 때문에, 누구만 아니었어도, 그런 일만 없었으면,, 그런 생각은 나를 과거로 데리고 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후회라는 이름의 감옥에 영영 가두고 만다. 내 통제력 밖에 있는 환경 때문에 속상해 한들 결코 나아지는 것은 없다. 나의 무기력만 재확인할 뿐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향력의 원' 안에 있는 일들에 대해 고민하고, 궁극적으로는 지금의 어려움에 처하게 된 문제의 원인을 나에게서 곰곰이 살펴보는 반성의 자세가 필요하다.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 약한 자들은 '운'을 믿지만 강한 자들은 '원인과 결과'를 믿는다고 랄프 랄도 에머슨은 말했다. 사실 자연의 법칙 안에서 '행운'이나 '기적'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가 지금 삶에서 겪는 모든 것들은 언젠가 내 스스로 뿌린 씨앗의 결과로 나타난 것일 뿐이다. 그게 아주 오래되어서 기억을 못 할 뿐인 것이다. No one can get away with anything they did at all - 그 누구도 자신이 한 행동으로부터 티끌만큼도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의 상황에 처하게 된 나의 문제점을 곰곰이 살피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지금 상황을 만든 것도 나 자신이고, 이 상황에서 건질 수 있는 것도 나 자신뿐이다. 인생에 더 이상 백마 탄 왕자는 없다. 내 인생은 나의 의지적인 노력과 개선으로만 오롯이 구원할 수 있는 것이다.
어려운 환경에 있을 때 나의 시선, 말, 환경을 통제하자. 불평의 말을 뿌리지 말고 겸손과 감사를 뿌려 더 나은 미래를 가꾸어 나가자. 인생은 원래 고통의 연속이다. 그러니 행복을 추구하지 말고 의미를 추구하라. 깊이 뿌리내려진 내 삶의 '의미'가 고통 속에서 나 스스로를 이기고 또다시 앞으로 나아갈 마법 같은 힘을 선사할 것이다.
"괴로움이야말로 인생이다. 인생에 괴로움이 없다면 무엇으로써 또한 만족을 얻을 것인가?" - 도스토예프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