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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세언 Oct 20. 2021

“우울한 건 당연하지요.”

베스트셀러였던 『82년생 김지영』에서 김지영은 이렇게 말합니다.  

“죽을 만큼 아프면서 아이를 낳았고, 내 생활도, 일도, 꿈도, 내 인생, 나 자신을 전부 포기하고 아이를 키웠어. 그랬더니 벌레가 됐어. 난 이제 어떻게 해야 돼?”     


『여성주의 상담 개론』(캐시 M. 에번스 외)에 나오는 사례에서의 샐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광고회사에서 전일제로 일하면서도 7살과 9살 자녀와 남편을 위해 매일 저녁을 차리지 못할까 봐 염려가 됩니다. 식료품을 사러 갈 때마다 숨이 가쁘고 심장이 매우 뛰어요.”      


우리 주변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주변으로 갈 것도 없지요. 바로 우리가 그렇기도 하니까요.     

결혼해 살다가, 혹은 여자로 살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왜 우울하고 가끔 이유를 알 수 없는 화가 날까요? 성격 때문일까요? 못나고 부족하기 때문일까요?     


여성주의에서는 우리가 처한 사회적· 정치적 위치, 즉 외적 조건이 자극을 만든다고 말합니다. 희생하기를 바라는 왜곡된 성역할, 가족의 문화와 가치관 등이 내면화되면 우리는 당연히 우울해지고 화도 나게 되겠지요.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는 못난이가 되고 맘충이가 되고 나쁜 엄마가 되고 결국, 나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니 우울한 게 당연하답니다.     

 

이럴 때, 여성주의 상담(『여성주의 상담』김민예숙)에서는 이렇게 하자고 합니다.     


1. 성역할/ 젠더 역할 분석

  태어난 시대와 사회에 따라 젠더 역할을 할당받습니다. 어떤 시대의 여성은 가정에서의 일로 남성을 내조하는 역할을, 어떤 시대의 여성은 수입이 있는 사회의 일로 남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당받습니다.

  그 역할이 누구에 의해 어떤 과정으로 주어지고 받아들여졌는지 탐색해 그것이 여성의 주체적인 선택이 아니라면 여성의 주체성과 권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2. 권력 분석

  가부장제에서는 여성에게 남성에 비해 적은 권력을 부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를 자각하고 대인관계와 제도와 관습에서 여성의 영향력을 강화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여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합니다. 주체성, ‘나’의 감정과 선택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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