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마더스 클럽 5화를 보고
<드라마를 보신 분들만 알 수 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
은표는 진하의 결핍을 알아볼 수 없었다. 자신에게는 당연하였던 것들이기에 깊게 고민해 본적이 없는 결핍이였다.
아이를 키우면 나의 가장 약한부분, 나의 유년의 기억, 청년의 기억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엄마들을 괴롭힌다. 애써 외면하였던 아픈 상처가 곪아서 터져 나오거나, 그 상처를 나의 사랑스러운 아이에게 쏟아 붙는 경우가 발생한다. 결국 내가 성숙되지 못한 부분을 깨닳게 된다.
나는 가만히 드라마속 아이들과 그 엄마들을 관찰해 본다.
그들이 아이와 맺고 있는 관계, 아이와의 아이컨택, 대화, 거리 등을 보고 빛을 통과시키는 유리처럼 약한 부분을 가늠해본다.
그린 마더스 클럽의 은표는 진하의 태생적 재능(신분)을 가지고 싶어한다.
태어났더니 아빠가 거성대 교수와 유명한 서양 화가인 그녀의 삶은 페인트 공의 딸인 은표에게는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상상도 못해보았을 먼 이야기였기에, 처음 친구가 될 때에는 장애가 되지 않았지만 친구가 되어서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거리감과 질투를 느꼈을 것이다.
나 또한 내 작은 세상이 무너지는 경험을 청소년기에 한적이 있다. 나는 이름조차 생경한 외국 영화음악가의 음악을 듣자마자 알아 맞추던 그 아이. 그 아이의 아버지는 영화음악 감독이였다.
엄마들 사이의 관계는 독특하다. 회사처럼 위계질서가 있는 것도, 그렇다고 공동의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아이가 아니면 만나지 않았을 다양한 사람들이 아이를 매개로 만나고 헤어진다. 엄마들과의 관계에서는 겉으로는 모두가 평등한 것으로 보이지만, 아이의 성적에 따라, 남편의 벌이에 따라, 집의 유무에 따라 또는 엄마들의 미모와 나이에 따라 구분 짖고 구별하며 서로가 끌어당기기도 하고, 밀어내기도 한다.
끌어당기면서 밀어내고, 시샘하면서 동경한다.
이 모든 것들은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엄마들 사이라는 특성 때문에 이것은 개인적인 감정은 최대한 지우고, 견고하고 불투명하게 감정을 가두고, 오로지 아이를 위해 나의 감정을 희생하게 된다.
그린마더스 클럽에서 가장 그런 감정노동을 많이 하는 인물은 주인공인 은표도 춘희도 아닌 은표의 육촌동생 박윤주이다. 게다가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돌진할 수 있는 추진력을 가진 여성이기도 하니, 인물 간의 갈등은 더 팽팽해 질것이란 예상을 해본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아직도 저러냐? 진짜 저러냐? 라고 물어보지만 누군가에게는 현재진행형인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엄마들의 스릴러
그 안에서도 위로를 건 내는 순간들이 있고, 연민이 있고, 동료애도 있다. 어느 순간 오래 사귄 친구보다 더 서로를 잘 이해하는 친구를 사귀게 되는 것도 엄마들 사이의 관계이다.
어른은 목적없이 친구를 사귀지 않지만, 때론 그 친구의 목적인 휴식과 위로일 수도 있다.
*아들 가진 엄마들은 안다. 은표의 두 아들의 생활연기의 놀라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