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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미술관] 후지모토 소우의 건축전

건축을 향한 사유의 여정

by 요니

이번 전시는 오사카 만박의 파빌리온을 설계한 후지모토의 건축 여정을 조망하면서 미래 도시를 향한 실험적 상상력까지 담아내면서 건축이라는 매체가 오늘날 우리 사회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 또 앞으로의 도시와 인간은 어떤 공간 속에서 공존하게 될 것인지를 끊임없이 묻고 있었다. 전시를 보는 내내 후지모토가 제시하는 질문들을 사유하면서 나는 건축이 단순한 형태나 기능의 집합이 아닌, 인간과 공간, 도시와 사회가 맺는 관계의 총체임을 다시금 느꼈다. 결과적으로, 이번 전시는 나에게 건축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경험이었다.

그중에서도 마지막 공간에 전시된 ‘미래 도시’의 구상은 나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거대한 틀에 갇히지 않은, 아메바처럼 유기적으로 퍼지고 연계되면서도, 때론 단절되어 있는, 그러나 언제든 변화 가능한 공간.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흐름과 움직임을 전제로 한 이 도시의 형태는, 지금 우리가 사는 도시 구조와는 완전히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 구상의 핵심에는, 2025년 오사카 만박에서 선보인 파빌리온이 지닌 철학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다양화와 공존’이라는 테마를, 원형의 집합과 중첩, 연장된 곡선의 흐름으로 시각화한 그 설계는, 단지 외형의 아름다움만이 아닌 사유의 밀도를 품고 있었다.

오사카 만박 파빌리온 모형(왼)과 센다이 복합시설 모형(오)

2032년 완공 예정인 센다이의 공공건축 모형을 보면서 후지모토가 일관되게 추구해 온 세 가지 건축 개념(‘열려있으면서 닫혀있는 ‘, ’ 미분화: 공간의 기능은 고정이 아닌 해석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 ’ 작은 것들의 반복과 다양성’)이 조화롭게 구현되어 있다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다. 물리적 스케일을 넘어서는 ‘스케일감’, 인간과 공간의 관계성에 대한 철학적 고민이, 모형 하나하나에 녹아 있었기 때문이다.

후지모토는. “건축이란, 복잡한 인간 사회관계를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틀이어야 한다”라고 주장하였는데 그 말은 이번 전시 전반을 관통하는 문장이기도 했다.


후지모토의 건축은 단순히 ‘예쁘다’, ‘신기하다’는 말로는 다가갈 수 없다.

그가 건축을 통해 던지는 질문들은 꽤 철학적이다.

공간은 어떻게 사람과 관계 맺는가?

공간은 사회적 관계의 복잡함을 어떻게 수용하는가?

그리고 나는, 어떤 공간을 ‘편안하다’고 느끼는가?

결국 건축은 공간의 문제이자, 사회의 문제이며, 나아가 인간 존재 그 자체에 대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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