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꼰대가 아닐까 노심초사 걱정하는 X세대들이다. 그래도 산업화와 민주화를 겪어낸 386, 586 세대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면 무엇일까. 아마도 사회를 받아들이는 인식에서 차이가 있지 않을까. 말 그대로 X세대는 정치 경제적으로 가장 안정되어 있던 세대에 가깝다. 다만 몇 번의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좌절을 맛봐야 했지만 결국에는 자신이 하고 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청년시기를 보냈다.
‘신세대’ 이들을 표현한 가장 적절한 표현이다. 정치 경제적 안정 속에서 성장기를 보내고 성인이 된 이들은 변화에 능숙했고, 해외여행에 대한 갈망이 컸다. 그만큼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했다. 테크놀로지를 가까이에서 접하며 성장한 덕분인지, 전자기기에 익숙한 그들이다. 그렇게 시작한 사회생활이 이제는 조직에서 중심축을 형성했다. X세대는 이제 차장, 부장, 팀장, 또는 임원으로 386세대를 밀어내며 새로운 세대의 주인공이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도 MZ라는 새로운 세대를 받아들이면서, 자신들은 자연스럽게 고인 물이 되어 버렸다. 말 그대로 종착지에 가까워진 여행이라고 해야 할까. 최초로 신세대라는 이름을 누리며 살아왔던 X세대는 이제 차원이 다른 신세대를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마음이 급하게 되고 “라떼”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물론 신세대의 “라떼”도 종종 발견하는데, 이들은 마치 자신들이 모든 걸 알고 있다는 식으로 선배든 후배든 가르치려 든다는 점이 이전 세대들과 차이가 있다.
젊은 라떼 MZ, 중년의 라떼 X, 그리고 막바지 라떼 386세대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살고 있다. 세대를 막론하고 라떼는 곳곳에 숨어 있고, 이들의 특징은 다양성은 존중하지만 공감능력은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한 번은 20대를 겪었지만 아직도 신세대로 착각하는 라떼들이다. 이처럼 라떼의 존재는 나이와 관련 없고, 세대를 초월한다. 즉, 누구나 라떼가 되어 있고, 다양성과 공감능력으 결핍은 결국 라떼의 딱지를 뗄 수 없다는 것이다.
나는 늘 모두가 라떼의 세계로 접어드는 이 시대에 생존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을 제안하고 싶었다. 그것은 바로 모든 세대가 공존해야하고 지금 젊은 세대라고 해서 라떼가 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듯이, 서로를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바로 라떼와 MZ의 공존이 필요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