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이라는 게 넉넉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명절이나, 생일과 같은 특별한 날이면 평소보다 많은 어른들을 만나게 되면서 조금 더 수월하게 용돈을 더 확보하곤 했다. 그렇게 용돈이라는 생활자금을 나 스스로 확보하기도 하고, 부모님으로부터 고정적으로 받는 용돈까지 포함한 게 평소의 내 운영자금이었다. 그렇게 받아들였던 용돈.
이제는 아이에게 용돈을 줘야 할 순서가 된 듯하다. 아직은 너무 어리지만, 책상 위 500원짜리 동전을 아이가 무언의 제스처로 달라는 시늉을 하면서, 이 아이가 벌써 돈을 알아보는 건가?라는 순간의 착각에 빠져들었다. 아니겠지. 그래도 나는 동전을 집어 들고는 "리아, 1주일 동안 쓸 용돈이에요~"라고 말하며 용돈의 용처는 묻지도 않고 손에 쥐어 주었다.
역시나, 돈이 아직 무언지도 모르는 아이는, 식탁 테이블 아래 어딘가에 던져놓고는 본인이 본연의 임무인 '놀이'에 열중하고 있다. 지금은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저 동전에 관한 아이의 관심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잠시동안이겠지만, 언젠가는 돈이 많은 것들을 이뤄줄 수 있다는 믿음으로 꽉 찬 뇌를 가지고 살아가지는 않을까.
지금의 우리들 모습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