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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권 May 15. 2024

비 오는 날 '막걸리' 대신 '글 쓰기'

출근해서 책상에 앉으면 가끔 이런 문자 메시지가 울린다. "글 쓰기는 운동에서 근육을 키우는 것과 같아요. 글쓰기도 마찬가집니다. 평소 자주 쓰기를..."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브런치스토리 공지 글이었다. 글을 쓰려거든 매일 쓰라고 다그치는 말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글 쓰는 사람이 잊고 살 만한 중요한 일과를 일깨워 주는 감사한 메시지라고 말하는 게 더 맞을 수 있다. 문자 메시지를 받으면 "그래 오늘은 몇 글자라도 써보겠어!"라고 다짐을 하곤 한다.


비가 오는 날이면 막걸리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마음은 모두는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슷하게 생각하는 그것이 있다. 비 오면 막걸리지. 오랜만에 공원에 나드리를 계획했다. 어디를 갈까 고민도 하고 몇 시에 출발하면 벌떼 같은 사람들을 피해서 조금 더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계획을 짜 놓은 지도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는데. 봄비에 대부분의 계획은 필요가 없어지게 되었다. 비 오는 날 그냥 집에서 책상에 앉아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다 "그래, 그냥 멍 때리고 있을 게 아니고 글을 써야지."라는 생각이 번쩍였다.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과, 외출 계획을 세웠지만 비 내리는 시간에 계획은 물거품이 된 날, 어찌 보면 이것도 하나의 여유로움이라고 해야 할까. 누구의 간섭도 없는 시간이라면 더욱 그렇다. 평소에 늘 누군가의 간섭을 받아야만 하루의 시간을 보챌 수 있었는데 간섭 없는 시간은 그래서 익숙하지 않다. 사실이 그렇다. 회사에 출근하면 상사의 눈치 아래 직원과의 소통을 이어나가는 데에서 또 눈치, 칼퇴를 하려고 해도 또 눈치, 어디를 가더라도 내 주변의 사람과 내 사이에 있는 공기를 가늠하지 않는 일상은 사실 없다. 그래서 그럴까 나 혼자만의 시간은 늘 행복한 이유가.


강의 일정이 하나 잡혔다. 최근 마무리 되어가는 MZ세대와 선배세대 간의 공존을 위한 백서를 출간하기에 앞서서 그동안 내가 써 놓았던 MZ세대 관련 칼럼을 보고 강의 섭외가 들어온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MZ세대 관련 핵심 키워드가 등장한 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아직도 혼란의 맹점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끄집어 내놓은 해결책이라고 해봐야, 간접 경험에서 나오는 각종 자료를 끌어 모은 것에 지나지 않다는 점이 중요하다. 내 생각이지만 말이다. 실제로 회사 또는 사회에서 기성세대와 MZ세대 간에 발생하는 다툼이나 이해의 폭이 떨어지는 이유를 직접 경험하기란 쉽지가 않다.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한국OOO에서 인사노무팀장을 거처 대기업 인사를 경험한 나에게 MZ세대를 보는 눈은 정형화된 기업의 시각일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분쟁들을 보면, 세대 간의 느끼는 골의 깊이는 사실 감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깊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 사회가 MZ세대를 공부하고, 전문가들의 다양한 해결책과 방법을 연구한 지가 벌써 몇 년이 흘렀는데, 아직도 다양한 세대 간의 간격만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왜 그럴까. 나는 이러한 질문에 관해서 책을 썼고 며칠 내에 출간이 이뤄질 예정이다. 책에서는 MZ를 이해하고 선배세대가 바뀌어야 한다는 일방의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오냐오냐' 자라난 MZ세대가 바뀌고 이해해 나가야 할 문제들이 더 많다는 '양방향'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강의가 들어오고 있는 이 시점에서, MZ세대와 미래 세대에 관한 정의와 해결점은 내 책에서 마무리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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