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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연 May 17. 2023

과정 01

멀고도 가까운 05162023

≪멀고도 가까운≫은 타국으로 이주해 살아가는 아시아 여성 작가들을 1:1로 매칭해, 네 쌍의 작가들이 5개월간 나눈 대화를 전시의 형식으로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2023년 6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되는 5개월 간의 여정은 웹사이트에 2023년 7월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올라갈 예정이다. 아카이브 될 여러 형식의 작가들의 대화와 그 안에서 생성될 주제는 2024년 2월 10일부터 3월 10일까지  A.I.R. Gallery(여성 작가들을 위한 미국 최초의 비영리 기관)에서 개최한다. 


작가 선정

≪멀고도 가까운≫ 프로젝트에 참여할 8명의 작가들이 2023년 5월 초, 모두 결정됐다. 기획을 시작할 당시에는 1:1로 매칭된 세대가 다른 여성 작가들을 머릿속에 그렸었다. 프로젝트가 현실화되기 위해 세부 사항들을 수정해 나가면서 작가들을 기획자의 의지대로 매칭시키는 일이 폭력적이지는 않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5개월간 작가들의 대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전시이기 때문에 작가들의 열린 마음과 프로젝트 참여 의지가 중요했고, 그래서 작가들에게 자신들이 함께 할 작가를 직접 선택하도록 요청했다. 예상과 달리 작가들은 직접 자신과 함께 할 작가를 선택하는 일에 조심스러워했다. 전시는 협업 작업이 중요한 게 아닌(협업 작업이 안 나와도 상관없다) 대화 과정 그 자체가 중요함을 이야기해 나갔다. 어느 다른 전시를 만들 때보다 작가들과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오랜 시간 대화했다. 그들 중 함께 한 작가도 있고, 사정에 의해 함께하지 못한 작가도 있다. 큰 기관을 등에 업고 전시를 만들어 갈 때는 그 기관의 미션에 맞는 혹은 몇 해마다 바뀌는 디렉터의 취향(?)에 따라 전시의 방향이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큐레이터 개인의 관심사를 온전히 전시에 풀어내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작가들을 선정하고 작품을 뽑아내는 일은 비교적 수월한 편인데, 기관의 힘에 따라 작가들에게 작품 제작비 및 전시를 지원하는 등의 여러 해택 및 명예가 작가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전시 장소

전시를 하게 될 기관인 A.I.R. 갤러리와는 2022년 7월에 연락이 닿은 후, 9월에 계약을 했다. 사실 전시를 하게 될 장소 혹은 기관을 찾는 일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전시를 열게 될 장소가 프로젝트의 기획 의도와 부합되는 곳이어야 했다. 하지만 그런 곳에서 작가들도 아직 선정이 안되어있고, 작품도 결정된 것이 없는 기획을 받아줄 리 만무했다. 뉴욕의 비영리 기관들 중 실험적인 전시를 받아줄 만한 곳을 선정해 기획서를 뿌렸고, 기관이 아닌 의미가 있는 뉴욕의 장소들 또한 시간이 날 때마다 보러 다녔다. 전시의 실행 가능성에 대해, 그리고 이 프로젝트의 시대적 중요성에 대해 설득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A.I.R. 과 수많은 이메일을 주고받은 후 이곳에서 전시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A.I.R 갤러리가 지니고 있는 역사적 의미가 이 프로젝트의 첫 단추를 끼우는 데는 더할 나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웹사이트 구축

UI 디자이너를 섭외해 진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은 직접 하게 됐는데, 가장 큰 이유는 지원했던 기금 신청에 떨어져 웹사이트 구축에 있어 버짓을 줄여야 했기 때문이다. SNS 계정도 없는 나는 현실 세계에만 발을 디디고 사는 일에도 급급해하는데, 웹사이트를 직접 만들게 될지 상상도 못 했다. 그래도 이런 내 옆에 현명한 친구가 한 명 있다는 게 얼마나 큰 다행인지.. 그 친구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직접 이래저래 구상해 보다 Cargo 플랫폼을 알게 됐고, 그곳에서 어찌어찌 쩔쩔매며 만들었다. 디자인은 모르겠고, 그저 기획 의도와 작가들이 돋보일 수 있도록 구성했다.


SNS 홍보

지금 나에게 가장 큰 숙제는 SNS다. 주변인들 모두에게 물어봤지만 한 사람 빼고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SNS는 필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웹사이트에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만 적어두고 연결을 못했다. 왜냐하면 아직 계정을 못 만들었고, 이것을 해나갈 자신이 정말 없다. 앞이 깜깜하다. 기관에 있을 때도 그저 내용만 확인을 하고 홍보팀에서 매니징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타깃을 어떻게 잡을지 시간을 언제로 설정할지 해시태그는 뭘로 할지 등등의 의견을 나눌 때마다 머리가 멍했었다. 솔직히 홍보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겠고.. 어이됐든 현재는 페이를 하면서 사람을 쓸 수는 없기 때문에 일단 포맷을 만들어 놓는 일을 시작해야 할 듯싶은데.. 아.. 너무 어렵다. SNS 외에 프레스나 기관의 큐레이터들, 크리틱들, 갤러리스트들에게 개인적 이메일을 돌리는 일은 작가들 작업이 올라가는 7월에 시작을 하려고 한다.


기금

기금을 받기 위해 Fiscal Sponsorship을 진행 중이다. Fiscal Sponsorship을 받게 된다면 여러 큰 기관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정당하게 스폰 제안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은 거의 grants을 받기 위한 글만 쓰고 있다.


작가의 후원자를 찾는 일

이 프로젝트를 함께하는 작가들에게 후원자를 찾아주고 싶다.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작가가 성장하기 위해서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후원자의 역할은 크다. 꾸준히 옆에서 작업을 사주고 응원해 주는 후원자가 다섯 혹은 여섯 명만 있어도 full time 작가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마음을 훔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님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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