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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철 Dec 17. 2021

'자녀 경영' 생각해본 적 있나요?

“당신의 아이 어떻게 관리하십니까?”

<머리말>


대치동에서 유명하다는 소위 일타강사가 TV에 출연한 걸 본 적이 있다.      

여러 이야기가 오가던 중 진행자가 “유명 강사신데, 애들은 직접 가르치시나요?”라고 묻는다. 바로 나오는 단호한 대답, “아니요!”     

그리고 부연 설명이 따라붙는다. “남의 아이를 가르칠 때는 잘 모르는 것 같으면 어떻게 해야 학생을 이해시킬 수 있을까? 잘 알 수 있게 설명해줄까? 하고 생각하게 되는데, 내 아이가 잘 이해를 못 하면 ‘아니 왜 이것도 모르지? 내 자식이 이것도 몰라’ 하는 생각부터 나더라고요. 그런 마음이 들고, 짜증이 밀려드는데 잘 가르칠 수 있겠어요?”     

앗, 하게 된다. 나와 아이가 겪었던 순간들이 스쳐간다. 결국 아이와 내가 가지고 있는 관계 설정이 사적이기 그지없는 상태에서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부모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일그러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제시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객관화’이다.  자신의 자녀는 특별할 것이라는 내적 기대감이 객관성을 잃게 하고,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목표로서의 아이로 자녀를 몰고 간다. 거기에 공부나 학습뿐 아니라 나는 부모, 너는 자식이기 때문에 네가 당연히 내가 지시하는 대로 따라와야 한다는 일종의 ‘종신 서열’까지 대입하기 시작하면 사실 답이 없게 된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 “당신은 혹시 회사에서 업무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후배를 이끌어 본 적이 있나?”      

이쯤 되면 많은 사람은 어렴풋이 알게 된다. 내가 ‘자녀’를 대하는 태도와 ‘부하’ 혹은 ‘후배’를 대하는 태도가 사뭇 달랐구나라고. 거창하게 후배를 교육한다는 표현 말고, 우리 부서를 문제없이 잘 이끌기 위해라고 말하면 이해가 더 빠를지도 모르겠다.      

회사를 다니는 남자라면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조직에서 아랫사람을 대하는 법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어떻게 지시를 해야 효과적일까? 이렇게 말하면 잘 알아듣고 따라올까? 업무를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후배가 있다면, 어떻게든 이끌려고 노력하게 된다(너무 이상적인 상사론인가? 하지만 최소한 당신은 회사에서는 집에서 처럼 일방적으로 자녀를 끌고 가려고는 하지 않는다.)     


심지어 훌륭한 상사들은 조직론 등을 공부하며, 어떻게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는지 진지하게 머리를 싸맨다. 그런데 말이다. 당신은 집에서 자녀의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고민은 얼마나 하고 있을까? 당신의 부하를 관리하기 위해 ‘리더의 자세’는 염두에 두면서 아빠, 혹은 엄마로서의 기본 접근법, ‘부모의 자세’는 얼마나 체계적으로 알려고 하는가?     


KBS 경제부 팀장으로 근무하며, 또 중간 관리자로서의 역할의 중요성에 눈뜨면서 관련 서적을 다수 탐독하게 됐다. 그러면서 발견한 것은 “어, 내 아이에게 이렇게 했다면...”이었다. 내 아이를 객체화하고, 객관화해 바라보고 관리하고 이끈다면, 많은 순간순간 또 다른 기회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자녀 교육에 정답은 없다.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는 글자 그대로 각양각색이다. 그럴수록 ‘관계’에 대해 정립된 이론을 적용한다면 실패의 확률은 낮추고 성공의 확률은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경영학 이론, 조직론 등 다양한 이론 속에 녹아 있는 ‘자녀 관리’의 기본 요소를 찾아 대입해보고자 한다. 100%는 아니어도 해답을 찾아가는 단초는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내가 그랬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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