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꼰대
살아가다 보면 꽉 막힌 사람들을 종종 본다. 저 사람은 왜 이렇게 대화가 안 통할까, 저 사람은 왜 이렇게 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할까, 등등. 자기가 아는 세계가 이 세상의 전부인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그런데 과연 저 사람들만 그럴까?
사실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 나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다.
우리 모두는 우리가 아는 세계가 이 세상의 전부이다
사람은 경험함으로써 알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모든 것을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는 없다. 특히 우리의 간접 경험은 직접 경험을 기반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직접 경험이 없는 지식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 수 없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은 사실 직접 경험을 기반으로 지레짐작하거나 아는 척을 하는 것, 혹은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사람은 직접 경험한 것에 대해서만 제대로 인지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서 우리의 시각을 갖게 된다. 자기 자신이 경험하여 습득한 지식을 필터로 하여 이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세계가 이 세상의 전부일 수밖에 없다. 나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다.
경험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세상의 넓이를 결정한다
그러니깐 우리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만 우리의 세상에 대한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경험들을 통해서. 그래야 자기 세계 속에 갇히지 않게 된다. 어쩌면 너무나도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이겠다. 그런데 새로운 경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경험을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고 시도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바라보고 있는 세계가 전부가 아님을, 자신이 인지하고 있는 세계 너머 보다 더 광활한 미지의 공간이 있음을 인지한다. 반면 아무리 다양한 경험을 하더라도 자기의 방식대로만, 자기가 취하고 싶은 부분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즉, 자기가 아는 세계가 이 세상의 전부인 사람인 것이다. 자기 세계 속에 갇힌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자기가 아는 세계가 정말 전부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느냐 없느냐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이 마음의 차이가 우리를 흔히 말하는 꼰대로 만드느냐 그렇지 않느냐로 연결되는 듯싶다.
'나의 세계'라는 어항 속에 갇힌 나에게
사실 이 글은 나 자신에게 쓰는 글이다. 나 또한 고집이 센 성격이어서 꼰대가 되기 쉬운 성격이다. 계속 비슷비슷한 생각을 반복한다. 새로운 정보들에 대해 어차피 아는 것이라고 지레짐작한다. 결국 나도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모수를 보지 못하고 내 직접적인 경험이라는 부분으로 전체를 판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나의 시각과 사고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품으면서, 내 마음을 나의 세계라는 어항 밖으로 밀치고 그 틀을 깨부수며 나갈 수 있게끔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