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기도
엄마의 기도는 거의 이렇게 시작한다.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 …”
내게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은 하나의 명사처럼 기억된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어느 회계사님이 ”암기가 먼저고, 그 다음이 이해“라는 말을 했다.
내게 명사처럼 각인된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은 비로소 요즈음 이해가 된다.
사랑이 많다는 말도,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도, 사랑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모두 어렴풋이나마 이제야 이해의 영역에 들어섰다.
우리는 자주 사랑을 말하지만 진짜 이해하고 진심인 사람은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
이런 냉소적인 의문이 떠오르다가도 무심코 나도 모르게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사랑에 기대어 버린다.
사랑이 많은 사람이 주변에 있어야 한다.
완전하지 않을수록 더욱 그러하다.
사랑이 많은 사람은 받은 사랑을 안다. 다시 자연스레 돌려주고, 이러한 상호작용 아래 나와 주변의 사람들의 삶과 생활이 따뜻해진다.
자매품(?)으로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도 엄마의 단골 멘트인데, 내 마음을 덜 괴롭게 하는 마법의 단어이다.
나는 어떤 감정을 최대한 표현하고도 부족해서 말이 많아지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소심이지만,
중심을 보신다 라고 하면 내 마음을 온갖 것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것이 아닌가.
초라함도, 비뚤어짐도 품어주는 크나큰 포용력의 단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