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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의 위성 Aug 13. 2022

캠퍼스의 확장 : 대학과 마을 공동체

다 같이 살아간다는 것

우리 캠퍼스에는 정기적으로 마을 상인분들이 학교 캠퍼스에서 마켓을 열었다. 채소, 과일부터 케이크 같은 디저트까지.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카레와 같은 한 끼 식사들이다.


고기도 밥도 넉넉하다

밥이나 볶음면 종류는 가성비도 좋고 맛도 좋아서 마켓이 기다려질 정도였다. 가장 긴 줄을 자랑하기도 했는데, 친구와 오전 강의 끝나고 나와서 밥 사서 벤치에 앉아서 먹는 게 소소한 행복이었다. 시장 분위기도 즐기면서 야외 식사를 하면 기분이 좋아졌다.


처음에는 신기했다.


캠퍼스 안에 시장이 열린다고?

저 사람들은 어디서 오는 건데?

아 근처 마을에서 오는 거라고?


아마도 학교 인근 마을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이 주기적으로 마켓에 참여하는 것 같았다. 대체로 큰 카테고리는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종류들이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두부 같은 것도 팔고, 마트 가기에는 애매하게 떨어진 채소들을 소량씩 사기에도 좋았다. 귤 사 먹는 재미도 있었고 말이다.


그리고 참 좋은 관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과 마을 사람들이 이렇게 가깝게 소통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캠퍼스 앞 상권에서 많이들 식사를 한다. 그러나 수많은 식당 중에 하나를 골라서 가는 것과 캠퍼스 안에서 시장이 열리고 구경하고 말을 섞고 추천을 받는 것은 다르다. 학생들에게는 더 많은 소비와 경험의 기회가 열리고, 상인들도 더 많은 수입의 기회가 생긴다. 또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같은 공간에서 소통한다는 건 공동체가 형성되었다는 의미다. 나는 그게 캠퍼스 안에서 학생들과 마을 사람들이 이루어냈다는 게 신기했다.


또, 불꽃놀이를 캠퍼스에서 한 적이 있었는데 마을 주민들이 정말 많이 왔었다. 다들, 캠퍼스 잔디에 앉아서 사전행사를 다 같이 즐겼고, 불꽃놀이가 시작되자 함께 하늘을 보기도 했다. 한국 대학에서 축제를 하면 외부인이 들어와도 대부분 같은 또래인데, 여기는 가족 단위가 많이 왔었다. 흥미로운 차이점이었다.


퍼지 종류가 이렇게 다양한 줄 몰랐다

종강을 앞둔 주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렸다. 퍼지, 와인, 치즈, 뱅쇼 등 시즌에 맞춘 상품들이 즐비했다. 나는 친구와 뱅쇼 한 잔을 마시면서 마지막으로 마켓의 분위기를 즐기기도 했다.


캠퍼스에 열렸던 마켓은 우리가 함께 어울려 산다는 걸 주기적으로 내게 알려주었다. 또 평소에는 캠퍼스의 한 공간이자 내가 지나치는 공터였던 곳이 때때로 사람을 모으는 시장이 된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그래, 우리는 가끔씩 이렇게 서로를 마주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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