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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닥 Sep 11. 2020

[코질환 돋보기(1)]
이비인후과=감기 치료하는 과?

(본 내용은 필자가 국민일보 쿠키뉴스에 연재하였던 [김영효 교수의 코질환 돋보기]를 현재 상황에 맞추어 각색하여 올려 드리는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이비인후과? 감기 치료하는 과(科) 아니에요?

아마 많은 독자분들이 이렇게 생각하지 않으실까 싶습니다. 저 역시 의과대학 학생 시절만 해도 그저 ‘감기과’ 중 하나로 알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대학병원에서의 이비인후과는 수술을 담당하는 엄연한 ‘외과’ 중의 하나로 다양한 종류의 수술을 진행합니다.


이비인후과를 영어 약자로는 ‘E.N.T.’라고 합니다. 왠지 병원에서 쓰는 약자라 어려운 용어일 것 같지만 사실 ‘Ear, Nose, Throat’, 즉 ‘귀, 코, 목’의 약자입니다. 의사들끼리 쓰는 은어로는 귓구멍 2개, 콧구멍 2개, 목구멍 1개를 합쳐 구멍 5개를 치료하는 과라 해서 ‘오공과’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이 중 ‘목(두경부, Head & Neck)’ 분야의 질환 중에서 특히 악성 종양의 경우는 총 수술 시간이 24시간을 훌쩍 넘기는 대수술을 집도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습니다. 또한 ‘기도(airway)’를 담당하는 과로 기도가 갑자기 막힌다든지 하는 상황에서 ‘기관절개술’과 같은 응급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전공의 시절에도 ‘AIRWAY’라는 문자 메시지가 뜨면 뭐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응급실로 뛰어 내려갔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 


‘귀’ 질환은 흔히들 아시는 ‘중이염’ 이외에도 어지럼증, 돌발성 난청, 안면신경 마비 등 다양한 질환을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코’ 분야 진료를 주로 하고 있는데 코 질환 중에는 응급상황이 없을 듯하지만 의외로 저도 종종 응급실로 달려가곤 합니다. “갑자기 한쪽 눈이 전혀 보이지 않아요!”하고 호소하시는 환자분들 중 일부는 이비인후과 응급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왜 실명 환자를 이비인후과에서 치료하는지 앞으로 차근차근 소개드리겠습니다.


코질환 돋보기’, 이것이 궁금해요!

‘와글와글~’, “다음 환자분 들어오세요!” 아마 한 번쯤 모두 경험해 보신 익숙한 풍경일 겁니다. 특히 환절기 이비인후과 외래는 감기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한참 기다려 겨우 진료를 받더라도 왠지 ‘자세히 물어보면 안 될 것 같은’ 바쁜 분위기에 ‘코감기’ 혹은 ‘비염’이라는 간단한 설명을 듣고 2~3일 치 약을 받아오게 됩니다. 그렇게 2~3주 정도 진료를 받아도 낫지 않으면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하지요. “왜 이리 ‘비염(또는 코감기)’이 낫지 않는 거야?”


참다못해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합니다. ‘코감기’, ‘축농증’, ‘비염’….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다 보니 다양한 이야기들 중 이런저런 것들은 나에게 해당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끝내고 대학병원 외래를 찾아 교수님께 자신 있게 말합니다. “축농증이 있어서 수술하러 왔어요!” 하지만 내시경으로 코를 들여다보신 교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비염 검사부터 해 보셔야 하겠네요.”


이렇듯 많은 정보가 있는 듯하지만 인터넷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정보는 부정확할 수밖에 없고 정작 진료실에서는 시간에 쫓겨 자세히 물어볼 수 없었던 궁금증, 그래서 ‘코질환 돋보기’에서는 코 질환을 주로 진료하는 전문의로서 외래에서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셨던 부분들, 흔히 알고 있는 잘못된 상식들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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