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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닥 Sep 14. 2020

[코질환 돋보기(5)] 아이가 코를
아빠처럼 골아요!

소아 코골이, 어른과는 이유도 다르고, 치료도 다릅니다

(본 내용은 필자가 국민일보 쿠키뉴스에 연재하였던 [김영효 교수의 코질환 돋보기]를 현재 상황에 맞추어 각색하여 올려 드리는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무슨 아이가 이렇게 코를 곤담?

A(30·여)씨는 여섯 살 난 아들 때문에 요즘 고민이 많다. 요즘 들어 부쩍 밤에 잘 때마다 드르렁드르렁 코를 심하게 골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가끔씩 ‘드르렁드르렁~~ 큽’하고 갑자기 숨을 10초 정도 멈췄다가 ‘푸우우~’하고 숨을 다시 내쉬기도 한다. 갑자기 숨이 멈추는 건 아닐까 걱정될 지경이다. 밤에 잠을 푹 못 자서인지 낮에는 주의가 산만한 것 같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또래 아이들보다 키도 몸무게도 덜 나가는 것 같아 이래저래 신경이 쓰인다.


방학이면 늘 어김없이 엄마들이 대여섯 살 난 아이들의 손을 붙잡고 이런 고민을 호소하며 방문하십니다. 이러한 소아 코골이 및 수면 무호흡의 경우 대부분 ‘편도 아데노이드 비대증’이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편도는 알아도 아데노이드는 생소하신 분이 많을 텐데요, 쉽게 말해 ‘편도’는 목 뒷부분에 있는 편도, ‘아데노이드’는 코 뒷부분에 있는 ‘코편도’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러한 편도 및 아데노이드가 비정상적으로 커져 기도를 막게 되면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이 생기는 것이죠.

편도가 매우 심하게 비대해서 목구멍을 꽉 채우고 있는 모습. 편도 크기를 1~4단계까지로 나누는데, 이 사진은 가장 큰 크기인 4단계에 해당한다.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우선 무호흡 때문에 밤에 잠을 푹 못 자기 때문에 낮에 과다한 졸음 증상이 생깁니다. 이로 인해 주의가 산만해지고 과다행동을 보이게 되기도 합니다. 밤에 많이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적어져 성장 발달이 또래 아이들보다 늦어지기도 합니다. 치아의 부정교합, 긴 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소위 ‘아데노이드 얼굴’이라고 하는 외모상의 특징을 보이게 됩니다.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증후군)처럼 보이는 아이, 사실은 편도 비대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몸에 있는 거 일부러 떼면 건강에 안 좋을 것 같은데…

편도는 일종의 면역 기관입니다. 쉽게 말해 병을 일으키는 세균 등이 침입하면 맞서 싸우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하지만 편도는 우리 몸의 복잡한 면역 기전 중 극히 일부분을 담당할 뿐 아니라 만 6세가 지나기 시작하면서는 퇴화되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제 글을 읽고 계신 독자분들의 편도는 이미 별 필요가 없는 기관이 돼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의 편도는 물론 아직 면역기관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편도 수술 후 전신적인 면역 체계가 약해지지는 않는다고 하니 안심하시면 되겠습니다.


저절로 작아지지는 않나요? 수술 꼭 해야 하나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두 딸아이의 아빠입니다. 아무리 간단한 수술이라 해도 꼭 필요하지 않으면 웬만하면 안 시키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일 것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코를 곤다는 이유로 편도 수술을 권하지는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수면무호흡, 성장 지연, 주의 산만 및 과다행동, 부정교합 및 아데노이드 얼굴형 변화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때 수술을 적극적으로 권하는 편이며, 그 외의 경우는 좀 더 크기를 기다려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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