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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문미영 May 09. 2024

비가 오는 날은 유독 힘들어요

류머티즘관절염 환자입니다

엊그제 비가 많이 내려서 집콕하며 시간을 보냈다.

책도 좀 읽고 집안일도 하면서 조용하게 하루를 보냈다.

병원에서 관절염 주사를 맞고 온 이후로 아픈 증상이 덜 하고 괜찮아졌다.

물론 이 주사는 진통제 같은 거라 맞으면 아픈 게 좀 덜하다. 팔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관절염이라는 걸 알았고, 이제는 다리까지 아프기 시작했다.

무릎 쪽이 아파서 오래 걷거나 무리가 가는 행동은 잘 못한다.

주사를 맞고 나서 무릎이나 팔 통증이 괜찮아지더니 어제 비가 오면서 날씨 탓인지 온 관절이 다 아프기 시작했다. 어깨는 물론이고 허리와 다리까지.

관절염 때문에 힘들다 보니 체력도 예전 같지가 않다.

조금만 나갔다 오면 피곤하고 지쳐서 집에 와서 며칠은 쉬어줘야 하고, 손가락 관절 이상으로 필사는 꿈도 못 꾼다.

필기를 하더라도 잠깐잠깐 해야 한다.

이건 핑계일지 모르겠지만 관절염 약을 2년 넘게 복용하면서 몸이 붓기 시작한다. 유독 얼굴 쪽으로 붓기가 많아져서 이제는 셀카를 찍으려 하지도 않는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비가 오는 날이면 "온몸이 쑤신다, 관절이 아프다."라고 말하는 게 잘 공감이 가지 않았는데 내가 아프다 보니 정말 그 말이 이해가 된다. 역시 사람은 그 상황을 직접 겪어봐야 알게 된다.

젊은 내가 관절염이 있다고 하면 다들 못 믿는 눈치다.

'젊은 사람이 무슨 관절염이 있냐'라고 한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나이에 상관없이 걸리는 질환이다.

심지어 10대 고등학생도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를 받으러 다닌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간혹 사람들의 반응이 억울하고 속상하다.

누가 염증에 토마토가 좋다고 해서 토마토도 꾸준히 챙겨 먹었다.

관절에 좋다는 콘드로이친 같은 약도 먹고 싶었지만, 류머티즘관절염 환자는 약을 함부로 막 먹으면 안 된다고 해서 그건 차마 못했다.

임신을 했을 때 관절염이 언제 있었냐는 듯이 많이 괜찮아졌다.

그런데 유산을 한 이후로 증상이 더 심해졌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원래 임신을 하면 아팠던 증상들이 호전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아마 관절염도 괜찮은 것처럼 느껴졌을 거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비가 오는 날에는 돌아다니지 말고 웬만하면 집에서 휴식을 취해야겠다.

내 컨디션 관리를 위해서.

그래도 버틸 수 있을 정도로 아파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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