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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문미영 Sep 15. 2024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2020년 9월 15일 딱 4년 전,

저는 1년 동안 육아휴직대체계약직원으로 근무했던

기초과학연구원을 퇴사하게 되었어요.

대전에 이사 오고 나서 일한 첫 직장이었고 월급을 제일 많이 받아본 회사였고 실업급여를 많이 받았던 애정이 많이 남는 회사예요.


난임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잊어보고자 취업한 곳이었어요. 통번역자격증이 먹혀서 영어가 많이 쓰이는 팀으로 들어갔어요. 퇴사하기 두 달 전에는 바로 옆 팀이었던 연구 oo팀에서 인원이 부족해 겸직으로 두 팀의 업무를 다 했었어요.

난임 때문에 힘들었는데 만약에 힘들어하기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제 삶은 어땠을까요?


여기서 일했던 경력이 그다음 다른 회사에 이력서를 냈을 때 한밭대학교와 수자원공사,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연구소와 카이스트 등 최종 면접까지 갈 수 있던 계기가 되었어요. (중이온가속기연구원은 둔곡지구에 있어 차가 없이는 다닐 수 없는 곳이라 입사포기했고 카이스트는 임원면접은 통과해 놓고 최종면접에서 탈락했어요)


여기에서 근무하면서 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과학 포럼이나 학회에 출장을 다니면서 전 세계에서 오신 박사님들로부터 많은 걸 배웠고, 일본을 포함한 다양한 나라에서 오신 분들과도 만날 수 있었어요.


이때의 경험을 통해 세 가지를 배웠는데요.

첫 번째는 내가 아무리 학창 시절 수학과 과학을 포기하고 싫어했어도 결국엔 과학과 수학을 접하게 된다는 거

두 번째는 뭐든지 쓸데없는 경험과 공부는 없다는 거였어요.

세 번째는 전화위복이라고 난임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좋은 회사에서 잠깐이지만 근무하면서 좋은 경험을 했다는 거예요. 안 좋은 일도 다 저에게는 양분이 된다는 걸 이때 느꼈어요. 이번에 유산으로 아이를 잃은 것도 분명 저에게 뭔가 다른 좋은 걸 줄 거 같아요. ~~

남들이 잘 모르는 통번역 민간자격증이 먹혀서 취업을 하게 될 줄이야


내가 과연 이걸 공부하거나 배운다고 해서 쓸모가 있을까 고민하지 말고 그냥 일단 배워놓으세요 :)

안 해서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하는 게 낫잖아요.

대박이를 보내고 이번에는 어떤 좋은 일을 가져다줄지 기대해 봅니다 ⭐️


#벌써 퇴사한 지 4년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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