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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진 Jun 25. 2024

삶이 너무 쉽다



하는 일이 모두 쉽다


나 하나만 제어를 하면 되기 때문이다


물리적인 연결이라는 말에 거리를 두기 시작한 일이 꽤 오래


된 듯하다


사람들을 만날 일이 별로 없어도 되는 생활을 하고 있다


무수히 쌓아온 기억들이


이제는 기억을 먹고만 살아도 되는 시간을 만들고 있다


어제는 사람들이 많은 거리로 나갔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관계가 없는 듯도 하고


관련이 되는 듯도 하다


무심히 스쳐 지나가면서 서로의 생활에 관계를 맺지 않는


많은 사람들의 삶을 생각해 보았다


그러다 그중 일부는 서로 부딪히며


서로의 생활에 들어가기도 한다


그럴 때는 가벼운 일보다 어려운 일이 되기 십상이다


 하는 일이 쉽다는 듯은 관계가 적다는 말과 통하리라 여겨진다


사람이 되어 사람 구경을 하는


거리 나들이가 요사히 늘고 있다


내게 빈 자리가 많은데도


사람들은 그 자리를 뚫고 들어오려 않는다


그냥 스치면서 길가의 나무가 되고 있는 게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도


내 삶이려니 여긴다


삶은 그렇게 내 생각과 같이 흘러가지 않는다


한가한 생활이 우리의 삶을 많이 익숙하지 않게 한다


물리적인 만남을 찾지 않아도


화면의 얼굴들에 무심해도


되는 삶이라 생각한다


이제는 그렇게 흘러가도 되리라 마음에 넣어본다


그러고 나니 삶이 너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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