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향기가 물씬 풍겨나는 곳
북촌에 이르러 선비들의 기개를 만났다
서로 잇대어 어깨를 나무며 들어선 기와집은
날선 칼날처럼 하늘을 향해 있고
단단한 거리와 건물의 우아한 선은
주변과 어울려 멋진 선율이 되고 있었다
그곳에는 곧은 마음이 있었다
그곳에는 따뜻한 햇살이 있었다
그곳에는 넉넉한 나눔이 있었다
그곳에는 풍성한 이야기가 있었다
북촌에서 많은 것들을 보고
바람을 등에 지고 내려오면서
가지런한 건물들을 바라보았다
그 건물들을 거울삼아
오늘의 우리를 만나야 한다고
마음 한구석에 그림을 그렸다
북촌을 나와 헌법 재판소를 지나면서
내 그림이 조금 구겨진 것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