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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오름

by 이성진 Mar 1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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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제주의 오름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산을 오르는 것을 좋아했고 좋아하지만 이제는 그리 강건하지 못한 몸으로 높은 산을 생각했을 때는 마음부터 답답해진다. 지금의 내 삶에서 그 넉넉한 마음을 느끼던 산 정상에서의 호기를 지니지 못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내 개인적인 삶에 무척이나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래서 지난 시절 호연지기가 새삼 그리워지는 미련의 시간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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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주에 와살면서 옛날의 뜨거운 정상의 기억들을 떠올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제주 오름을 오르면서다. 제주 오름은 높이가 위압감을 주지 않는다.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 육체적으로 조금 딸리는 나도 정상에 쉽게 서게 한다. 그러면서 정상에 서는 느낌은 강렬하게 지니게 한다. 주변을 두루 살필 수 있게 하고 대부분 넓은 바다를 직시하게 한다. 사람들에게 친근함과 호연지기를 가질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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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성산 삼달리 가까이 있는 통오름에 올랐다. 정말 가볍게 오를 수 있게 했다. 그러면서도 다양한 경험과 성취감을 느끼게 했다. 높이는 그리 높지 않지만 상산 일출봉을 볼 수 있다. 또한 주변의 바다를 관망할 수 있다. 잘 닦인 길을 올레길 표지와 함께 가면서 많은 사람들의 흔적을 주울 수도 있었다. 지나는 길옆에 있는 고사리의 흔적을 만나는 것은 덤이 될 것으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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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은 내 삶을 다시 흥분하게 하는 기회가 되었다. 아마 많은 오름을 찾으리라 여겨진다. 그러면서 나무와 오솔길 또한 억새 가득한 곳에서 여운이 담긴 삶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회의 땅 제주, 아름다운 이름 오름, 내 의식과 언어의 자리에 다가와 속삭이고 보듬어 줌을 느낀다. 참으로 넉넉한 내 생의 자리를 본다. 오름을 찾는 내 자리에 감사의 마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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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오롬을 건너 표선에 있는 달산봉에 올랐다. 달산봉은 올라가는 길이 지그재그로 되어 있었다. 편하게 올라가게 하고 있었고 그 길을 만든 이들을 생각하면서 올랐다. 산 위에서는 표선 해비치 해변이 넉넉하게 보였다. 주변을 두루 살피면서 나무와 바람을 느끼는 걸음은 하늘 위를 나는 듯 기이한 기분이었다. 지금의 나에게도 쉽게 자리를 내어주는 달산봉. 그 봉우리의 존재가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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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주 오름을 많이 생각하고 많이 만나고 있다. 서걱대는 억새의 노래, 화답하는 새들의 소리, 움이 돋는 땅의 기운 등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내 마음의 동반자가 된다. 그들을 향한 내 생각과 행동은 삶의 자양분이 되고 나침판이 됨을 인지한다. 제주의 오름으로 인해 풍성해진 내 삶의 자리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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