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용백 the 돼지국밥 Oct 22. 2020

마음의 안식처

그냥 그날따라 편의점에서 

위스키 미니어처가 눈에 띄더라.

제일 저렴한 걸로다가

 별생각 없이 사 버렸는데,

생각보다 든든했어.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이 자리에 앉아 있다는 사실이

힘들고 짜증 나고 억울할 때가 생기면

그냥 따서 마셔버려야지 마셔버려야지

되뇌면서 놔두었는데,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넘게 지났는데

아직 그럴 일이 없었어.

그냥 마셔버릴까 보다 스리살짝

고민은 안 했다면 거짓말이지만,

 업무 중 음주에 비하면

아무 일도 아닌 거 있지 ㅋㅋㅋㅋ

<소공녀>의 미소를 보면서

미소가 위스키를 좋아하는 마음은 가짜라고

치기 어린 마음에 비웃었던 적이 있어.

미소가 위스키를 진정으로 사랑했다면

위스키 바에 가서 샷으로 마시는 게 아니라

남대문에 가서 보틀 통째로

떼 왔어야 했다며 말이야.

이제는  잘 알겠어.

미소는 하나에 꽂혀서 주구장창

조져라 파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종류를 조금씩 조금씩

이것저것 맛보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그나저나 제임슨아 너는 꼭 청동 거울 같구나.

거울아 거울아 스스로 조금 더

완성된 직장인이, 어른이 되게 해 주렴.

그리고 사실 난 아이리쉬보단 아일레이야.

위스키, 레스트 인 피스 인 마 사물함

작가의 이전글 뺑이 스토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