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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Y Dec 23. 2023

나는 없는 삶

ep.04 끊임없는 비교와 깎아내림

결혼을 하고 곁에서 보고 겪었던 시어머니는 자신의 삶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삶이 중요한 분이셨다.

그런 시어머니의 삶에 나는 별로 만족스럽지 못한 며느리였다. 누구에게 자랑할만한 학벌도, 집안도 아니었고 직장 또한 가지고 있지 않았으니 말이다. 


시어머니는 늘 누구네 집 며느리는 누구네 집은 이라며 남들과 비교하기 일쑤였고 한 번은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본인 아들이 결혼 전에 선자리 들어왔던 집의 재산과 여자들의 직업을 이야기하며 그중에 하나와 결혼했으면 좋았을걸 하면서 아쉬워하신다. 큰아이와 남편, 나, 아가씨네 그리고 다른 친척들까지 모두 있던 자리에서...

나는 듣고 몹시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아무렇지 않은 눈치다. 남편조차 무슨 그런 말을 하냐며 제지하는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

그때의 그 분위기, 기분, 공기까지도 아직 생생하다.


시어머니는 보통 남편과 있을 때보다 남편이 자리를 비웠을 때 나의 자존감이 바닥을 치게 만드는 말들을 많이 하셨다.

남편이 동네 친구들과 저녁 약속이 있어 나가고 시댁에서 시부모님과 저녁을 먹고 있는데 어머님께서  공기업 다니는 조카를 몹시 자랑스러워하시며 누구(조카이름)는 연애해서 아무나 만나 결혼하지 말고 직업 좋고 집안 좋은 여자 만나서 결혼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그래 그럴 수도 있지 그게 조카를 위한 마음일 수도 있지만 왜 나에게 그런 말을 하시는 것인가

그 이전에도 수업이 듣기 거북한 말씀을 많이 하셨고

나도 이젠 더 듣기가 지쳐 "결혼해보니 엄마 말씀이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다." 이 한마디 했더니 "니 복이 까짓것인 줄 알아라."라고 하신다.

무슨 말을 더 하랴...

이렇게 또 가슴에 생채기기 하나 더 생겼다.


이 모든 상황에서 자기는 할 만큼 했다며 큰소리치지만 방관자인 아니 본인 어머니 쪽으로 팔이 굽은 남편에 대한 미움이 더 커졌고 나는 왜 뭐가 부족해서 이런 소리를 듣고 이런 대우를 받고 있어야 하는 걸까?

라는 생각만 커져갔다.


시댁은 결혼할 때 뭔가 보태주기는커녕 축의금도 모두 시어머니께서 들고 가서 2백만 원도 안 되는 공무원 박봉으로 그때 받은 것들 갚느라 무척 힘들었는데...

결혼할 때 남편은 고작 9백만원 모아둔 것이 다였는데..


본인 아들이 9급공무원, 지방 4년제 대학 졸업자라는 것이 시어머니 큰소리 자신감의 근원이다.


그 자신감의 근원이 나는 점점 더 싫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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