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초반으로 핸디를 낮추면서 직원들과의 라운딩도 많아지고, 골프 자체를 즐기기 시작했다. 두바이에 주재한 다른 회사 직원분들과의 라운딩 약속도 자주 잡히고, 더운 두바이에서의 골프 생활을 나름 즐기고 있었다.
여전히 핸디는 줄어들지 않았고, 이 수준에서 머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늘 마음 한구석에 있었다.
그러던 중, 골프에 대한 열정이 많은 다른 회사 직원 분과 라운딩을 할 기회가 있었다. 연배가 나보다 많은 분인데, 매너도 좋으시고, 라운딩 중간에 한두번 정도 원포인트도 해주셨다. 핸디는 나랑 비슷했지만 구력이 꽤 오래되신 분이었다. 그동안 골프를 하면서 라운딩했던 추억도 풀어주셨다. 하루에 36홀을 돌았던 이야기며, 스웨덴이 근무하실 때 백야의 날에는 72홀도 돌았다는 이야기도 해주셨다.
그 분의 샷을 보면서 인상 깊었던 것은 숏게임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나는 멋지게 날리는 드라이버샷, 핀을 향해 날리는 아이언샷이 더 매력적이었고, 리스크에 대한 우려보다는 멋지게 날리는 샷에 더 비중을 두었던 시기였다.
드라이버나 아이언 거리는 나보다 짧았지만, 100m 이내의 거리와 그린 주변에서 핀에 붙이는 실력은 감탄을 자아냈다. 롱 퍼팅도 홀에 붙이며 실수를 거의 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라운딩 후 맥주한잔 나누며 하신 말씀이 드라이버는 쇼이고, 퍼팅이 돈이다 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평소에 내기를 종종 하신다고 했다. 18홀을 마치고 나서 지갑 두께를 결정하는 것은 숏게임이라는 말을 해주셨다. 공을 멀리 보내고 장쾌하게 날리는 샷이 주는 묘미도 있지만, 결국 골프는 파에 얼마나 근접하게 치느냐 하는 게임이고, 타수를 줄이는 데 있어 숏게임의 중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하셨다.
그동안 숏게임에 대해 공부도 하고 나름의 루틴을 만들어 연습도 하고 실전에 적용도 해오고 있었지만, 사실 필드에서 그리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드라이버나 아이언에 비해 연습 비중이 높지 않았던 나로서는 이 분의 조언이 와 닿았다. 앞으로의 연습방향에 대한 새로운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다시 리드베터 코치의 영상을 보면서, 이 레슨 영상에서도 비중을 두어 강조했던 부분이었으나 내가 관심있게 연구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 영상을 보면서 연습 계획을 다시 짰다.
50m 이내 웨지, 그린 주변의 어프로치, 퍼팅.
세개의 연습 주제를 정하고 어떻게 연습할 지 레슨영상을 보면서 계획을 만들었다.
애초에 골프를 시작하면서 세웠던 싱글 타이틀에 대한 도전을 상기시키며 다시 한번 설레임 속에 준비를 하게 되었다.
해보자 싱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