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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 소풍 이정희 Jun 02. 2024

봄 8, 천리포

푸른 눈의 한국인 민병갈의 수목원

                                      

설립자 민병갈 흉상

봄 꽃봉오리 터지듯 바빴던 4월

바람처럼 스쳐 지나려다

마음 두고 온 천리포 수목원


국내 유일의 바다와 어우러진 수목원

파란 눈의 미국인 민병갈의 한국사랑은

서해안의 푸른 보석 숲이 되었지


세계의 꽃 종자 입양해 키워내길 오십여 년

당신의 만 육천 종의 아기 나무와 꽃들은

지금까지 제 몸 키워낸 주인을 그리워하며

나풀나풀 날리고 있었지


바다와 대지의 경계 천리포 언덕의

영원한 한국 청년의 지고지순한 사랑은

푸른 햇살 밑에서 뜨거운 숨을 토해내며

모네의 정원 같은 지상의 낙원이 되었지


자연이 주인이라는 당신의 진심은

나무들의 양분이 되어 향기로 피어나고

연못가 오리나무 노란 꽃떨기의 희망으로

당신의 라즈베리펀 나무 곁을 늘 지키고 있다


당신을 떠올리

수려한 목련들과 후박나무집으로 

사랑의 열정을 기억하려 하지


천리포 해수욕장에서 이른 아침 여명을 등지고 딸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맨발로 모래사장을 걸으며 모래알만큼 많은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처럼 그림자놀이도  여러 가지 모양으로 해보느라 옷이 젖는 줄도 몰랐다. 조개도 줍고 불가사리도 보고 낚시 구경도 하며 참 재미있게 놀았다.

 엄마가 딸이 되어 보고 딸이 엄마도 되어보고 서로  친구도 되어보고 선후배도 되어 보았다.


그중 제일 좋았던 말


" 나의 엄마 정말 열심히 사네. 참 멋지다 " 

" 나의 다정한 딸 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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