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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호두 Oct 28. 2023

200만 명이 참여한 바이럴 콘텐츠, 어떻게 만들었을까

MBTI 관심도 없던 콘텐츠 기획자의 직장인 전생테스트 제작 비하인드


코로나 바이러스를 시작으로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놀거리를 찾기 시작했다. MBTI 흥행도 이 흐름과 함께 확산되었다. 반짝하고 식을 줄 알았던 성격 테스트의 인기는 아직까지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처음 만난 이들과 어색함을 깨기 위한 스몰톡 질문으로 이만한 것이 없으며, 심지어 면접에서까지 물어보는 회사가 있다고 할 정도니 말 다 했다. 


다만, 단톡방에서 이런 테스트를 주고받는 친구들의 모습을 킥킥대며 구경하고만 있던 내가 한 가지 몰랐던 것이 있었다. 길지 않은 시간 내에 그 테스트를 내가 직접 기획하게 될 거라는 거였다. 


‘MBTI 콘셉트를 활용해서 바이럴 콘텐츠를 만들어볼래요? 작년 프로젝트 조회수는 10만이었습니다.’


팀에 합류한 후 처음 맡은 프로젝트였다. MBTI 인기가 한 풀 꺾였다고 생각하며 불안한 마음으로 시작한 이 프로젝트 <직장인 전생 테스트>는 결과적으로 21년 12월~22년 2월까지 조회 수 200만 명, 공유 82만 건, 서비스로 유입 21만 건을 만들어내며 직전 해(20년) 바이럴 콘텐츠 프로젝트보다 20배가 넘는 성과를 거뒀다.



지금부터 내가 팀원들과 어떻게 기획을 시작했고, 어떤 과정을 거쳐 이 테스트를 만들어나갔는지 공유하려고 한다. 



1단계: 막막할 때는 회고 문서부터 샅샅이 살피자


막막함을 뒤로하고 내가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작년 프로젝트에 관한 기록을 닥치는 대로 읽는 것이었다. 과거에 진행했던 업무를 다시 디벨롭하는 경우에는 당시의 회의록이나 팀원들이 나눴던 대화들을 읽어보는 것이 좋다. 성과가 좋았든 좋지 않았던 당시 했던 결정들의 맥락을 알 수 있고, 팀원들이 쌓아온 레슨런을 통해 내가 유지해야 할 것과 이번에는 바꿔볼 것들에 대한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프로젝트 킥오프 미팅, 중간 공유 미팅, 회고 등 미팅 자료와 관련 메신저 기록까지 읽을 수 있는 것은 다 읽었다. 그리고 이런 힌트들을 얻을 수 있었다.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것]

우리 서비스의 메인 타깃 고객인 ‘현실 직장인’ 콘셉트로 만들 것

질문지는 직장인이 공감할 만한 상황으로 구성하고, 결과 페이지에서도 회사에서의 ‘나’를 설명할 수 있는 특징으로 구성할 것. 

MBTI 결과와 특정 페르소나(캐릭터)를 연결시킨 결과 페이지를 만들 것


[변경할 것]

1) 툴

직접 개발을 할 것이 아니라면, 프로젝트 목적에 맞는 툴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툴 선택만 잘해도 제작에 드는 리소스를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프로젝트에 사용된 툴은 타입폼(Type form)이었는데, 바이럴 용 툴이라기보다 단순 설문조사 툴이다 보니 참여자 수가 많아질수록 플랜을 몇 번이나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좀 더 목적에 맞는 툴이 필요했다.  


기본적인 디자인이나 화면 전환 효과가 제공될 것 
: 엔터테인먼트적인 콘텐츠이다 보니 참여자가 질문에 대한 답을 선택하고 넘어가는 경험까지 재밌어야 바이럴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데이터가 제공될 것
: 참여자 수, 공유 수 등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데이터, 지표를 다양하게 볼 수 있는 기능이 있어야 성과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2) 목적 달성으로 연결되는 장치 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이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즉, 이 프로젝트를 왜 하기로 했는지를 생각해야 기획 목적에 맞는 액션 플랜이 나올 수 있다.


바이럴 콘텐츠의 목적은 콘텐츠 자체가 잘 알려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아쉽게도 이전 프로젝트에서는 바이럴 그 자체에 집중했던 나머지 우리 페이지로 유입되게끔 하는 장치가 없었다. 나는 콘텐츠가 그저 재미용으로 소비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서비스로 유입까지 될 수 있도록, MBTI 결과 페이지에서 서비스 웹/앱 페이지로 연결되는 CTA 버튼을 추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이를 개선하고자 했다.



2단계: 아이데이션부터 제작까지


이렇게 제작에 필요한 몇 가지 조건들을 세팅하고 나면, 본격적인 콘셉트 아이데이션과 툴 선정, 제작에 들어가게 된다.


1) 아이데이션

콘셉트를 생각할 때는 몇 가지 조건을 제한해 두면 뾰족한 아이디어를 내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은 아래와 같았다.


넓은 모수에 공유되어야 한다.

우리 브랜드에 어울려야 한다. (직장인 타깃이어야 한다.)

우리 서비스로 자연스럽게 랜딩 시킬 수 있는 콘셉트여야 한다.


이런 조건 하에 ‘직장인 의지박약 테스트, 직장인 생존능력 테스트, 퇴근 후 직장인 유형 테스트, 직장인 갓생 테스트, 직장인 원동력 테스트’ 등 여러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최종적으로 <직장인 전생 테스트>가 팀원 투표 결과 1위를 차지했고, 콘셉트를 확정 지었다. 


본인을 또 다른 자아로 연결시키기 좋아하는 대중의 특성상 웃음을 줄 수 있는 인물/사물로 연결시키기 좋은 콘셉트라 판단했다. 


2) 툴 선정

앞서 언급했듯이 기본적인 디자인 기능이 제공되고 성과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툴이 필요했다. 또한 리소스 절감 차원에서 유저가 답을 선택하기만 하면 어떤 MBTI 인지 툴이 자동적으로 판단하고 결과를 매칭 시키는 기능이 필수적이었다.


최근에는 바이럴 콘텐츠용 노코드 툴(도다, 웨이브온 등)을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팀의 목적에 맞는 툴을 선택하면 좋을 것 같다. 


최종적으로 우리 팀은 팀이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조건을 만족하는 도다툴*을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현재는 스모어로 서비스명이 변경되었다.


(미리 자랑하자면 결과가 성공적이어서, 도다에서 우리의 프로젝트를 성공사례로 꼽아주셨다.�)


콘셉트를 정했다면 본격적으로 제작에 들어가게 된다.

다음 글에서는 테스트 페이지를 제작하면서 고려했던 점과 더 많은 고객에게 닿기 위해 했던 배포 과정에 대해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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