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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ylar Dec 19. 2023

나를 민감하게 하는 것들

내가 나를 지키고, 지키지 못하게 하는 것들에 대하여

나는 비언어적 표현. 제스처, 분위기 등에

굉장한 민감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민감성은 대부분 사람과 잘 지내게 하는

좋은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상황을 급속도로 안 좋게 만들기도 한다.


지난 한 주간, 인간관계로 인해

불편할 일이 있었는데 돌아보고 나니

나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나였구나 싶었다.

달라진 분위기, 말투에 나도 모르게

너무 안테나를 세우고 나를 못살게 굴었다.

뭔가 빨리 해결하고 싶어 시도해 봤던 것들에

대해 외면을 느꼈을 때,

나의 트라우마가 살아남도 느꼈다.


수면도 부족하고 일도 많은데, 상황도 안 좋고,

나의 컨디션은 더더욱 안 좋은

악순환의 고리 속에 빠져들었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은

내 마음을 단속하는 것뿐이었기에.

누구보다 내 감정 관리에 열을 올리는 나이기에

이렇게 나약한 감성에 빠져 슬퍼지고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것에

깊은 자책감을 느꼈다.

아마도 힘들거나 불안정한 나도 나라는 것을

인정할 수 없는 나의 방어기제가 나는 괜찮다고

세뇌를 걸지만, 진짜 나는 괜찮지 않기에 더 힘들었던 것 같다.  

힘들다고 하고 주저앉아버려도

뭐라 할 사람 없는데 가끔 나는 나에게

너무 엄격하다.


그리고 또다시 되새긴다.

나의 민감성은 나를 살리고, 나를 죽인다.

나의 민감성이 나를 괴롭히지 않게 관리해야겠다.


그래도 나는 이번 일을 계기로  

나의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고,

글을 써서 사람들과 나누었다.

나의 글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는

이가 있으니 얼마나 기쁘던지,

세상에 나쁘기만 한 일은 없다.


너무 아플 때는 글감도 떠오르지 않았지만,

결국은 이렇게 써내려 가는 글이 나를 살렸다.


이번에 쓴 글을 브런치에도 공유한다.



시간의 힘이 관계에 주는 돈독함은 대단하다

그냥 아무 일도 없이 시간이 흐른 듯도 하지만

우리는 그 시간 동안 차근차근 관계를 쌓아간다.

처음의 설렘과 호감은 희미해지기 마련이고,

시간 속에 얼마의 실망과 갈등과 권태를 느낄 동안

그 관계를 포기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시간이 흐른 후의 돈독함은

서로에게 조금 특이했던 행동들도

'쟤는 원래 저래~'

(나쁜 의미 말고, 그 사람 자체로 받아들이는 것)

하고 피식하고 지나가게 돼버리는 힘이 있다.


어떤 관계들이 오래 유지되는 동안

조금의 균열과 어려움은 깨어지거나,

그 관계를 완전히 굳혀버리는 계기가 된다.


나는 오래된 시간 속에

내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이 좋다.

내가 그토록 견고히 노력해 온 시간 속을

함께해 온 사람들이기에


그리고 나와 시간을 쌓아가는 사람들을

관대하게 포용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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