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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이 Jun 01. 2024

콜롬비아 선거현장 (1)

국제선거참관단. 투표소에 가기까지 

인천공항 출발 23시간 만에 도착한 중남미 콜롬비아. 

미 캘리포니아 공항을 거치고 텍사스에서 16시간 체류 후 현지시각 새벽 4시에 도착한 콜롬비아 보고타. 

중남미 지역에 간 것이 처음은 아니었는데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나타나는 고산병 증세. 심장박동이 평소보다 빨라진 걸 바로 느낄 수 있었다.  급한 데로 공항에 있는 약국에서 약을 샀다.


우리 출장단을 마중 나와준 콜롬비아 선거관리기관 직원들. 

새벽 4시라는 시간이 무색하게도 풀메이크업과 완벽한 헤어를 갖춘 그녀들.  잠을 자지 않는 걸까.

그들을 따라 공항 밖으로 나오니 또 역시 새벽 4시라는 시간과는 어울리지 않는 빡빡한 차량 행렬이 보인다. 


보고타 공항에서 우리가 묵는 호텔까지는 차로 10분 남짓. 

아직 새벽 5시도 되지 않은 시간에 벌써 문을 열고 영업하는 빵집도 보이고 사람들로 가득 찬 버스도 눈에 띈다. 


숙소 통창 밖으로 산이 보이며 고도에 있음을 실감한다. 


2023.10.29. 일요일 열리는 지방선거 참관단 운영을 위해 날아간 콜롬비아.  선거는 한 나라의 역사, 문화, 정치, 법률, 경제가 모두 녹아든 제도로 생물과 같이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한 법. 또한 국내 참관단뿐 아니라 해외 참관단을 초청해서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지는지 감시하는 역할도 하고 고견을 받기도 한다. 이를 이해 이번에는 내가 몸담은 기관에서 중남미 선거기관의 초청을 받아, 브라질, 볼리비아, 에콰도르, 파나마, 페루, 벨기에의 선거전문가들과 참관팀을 이루어 콜롬비아의 선거제도에 대해 스터디도 함께 하고 선거를 같이 보고 선거제도와 관리가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토론도 나누고 보고서도 밤새 함께 써서 콜롬비아 선거기관에 주고 오는 일정이었다. 


10.26일 콜롬비아 지방선거 국제선거참관 프로그램 개회식으로 공식 일정이 시작되었다. 


모든 일정은 스페인어로 진행되고 중간에 통신이 간간이 끊기는 동시통역기를 계속 끼고 듣고 있자니 집중력은 좀 떨어졌지만 발표하는 모습만으로도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인 프레젠테이션도 들을 수 있었다. 역시 감동은 본업에서 나온다. 인종, 언어, 문화 이 모든 걸 초월해서 찐은 통한다는 걸 느꼈던 콜롬비아 선거관리위원회 고메즈 박사님의 프레젠테이션.  모든 피피티 장표와 한 몸이 되어 스크립트는커녕 손에 작은 메모장 하나 없이 질의응답 세션까지 한 시간가량을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하는 프레젠테이션을 들었다. 콜롬비아 선거기관의 재무관리, 선거자금이 이렇게까지 감동적일 일이냐고요~! 발표는 스페인어로 진행되었지만 그녀가 얼마나 프로페셔널한지 피티 연습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바로 느낄 수 있었다. 내 옆에 앉아있었던 스페인어 원어민 위원님도 발표 끝나고 최고라고 연신 감탄을. 발표를 하셨던 고메즈 박사님 역시 피티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울컥해 보였다. 마치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친 아티스트와도 같았다. 그녀의 얼굴이 미세하게 빨개지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질의응답 시간에 차오르는 눈물을 누르고 일부러 더욱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답하는 그녀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뒤로오 콜롬비아 지방선거와 여성 참여 현황, 정당 참여 현황, 국가 감사원 역할, 여론조사, 청년참여, 가짜뉴스로 인한 영향 등등에 대한 주제로 콘퍼런스는 이어지고 우리 참관단의 브리핑 세션도 이어졌다. 


선거를 잘 보여주겠다는 일념인지 행사 스케일을 크게 벌인 콜롬비아 선거기관들. 

150명 이상의 국제선거참관단원들이 모였는데 그 참관단 들 중에서도 대표들은 콜롬비아의 아르메니아라는 도시에 가서 선거 개회식을 따로 하겠다고 한다. 이에 페루 등록청장님과 함께 우리 참관단 대표로 콜롬비아 군용 공항에서 경찰전용기를 타고  날아갔다. 


선거일 하루 전, 투표용지를 보관하고 있던 선거등록청 사무소 한 곳에서 방화가 일어나서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곧 추모의 물결이 일어나고 선거일 전 등록청장과 선관위원장의 합동 브리핑 또한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참관단이 묵는 호텔 앞에도 무장 군인들이 배치되었다. 

콜롬비아 아르메니아 출장 우리 팀과 같이 다니고, 특히 동양인이라 어디서든 눈에 확 띄는 나를 전담마크해 주었던 경호원. 

이곳 사람들은 고도가 발달해서 폐활량이 좋아야 생존에 유리한 여건 때문인지 

대체로 상체가 발달했고 골반이 좀 있고 다리는 새다리처럼 가늘게 쭉 뻗어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남녀 불문 눈이 크고 속눈썹이 매우 길고. 남자들은 대게 눈빛도 매우 진지하고 이글이글.  


선거당일 현장은 콜롬비아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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