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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샐리 존스 Nov 16. 2023

점선이 실선이 되지 않게

자괴감,열등감,자기비판,부끄러움

  나의 취미인 싸이클은 돈이 꽤나 많이 드는 고급 스포츠이다. 싸이클 의류 브랜드 중 가장 인기가 있는 '파노말 스튜디오'의 라이딩복은 상하 한벌이 최소 50만원부터 시작해 100만원이 넘기도 한다.


  파노말에서는 정기적으로 라이드 모임을 주최하기도 한다. 함께 자전거를 타고 핫플레이스를 찾아 다니며 맛있는 것을 먹는다. 전속 사진작가가 따라 다니니 멋진 사진은 덤이다 그 모임에는 당연하게도 파노말을 입어야만 갈 수 있으니, 있는 자들 만을 위한 특별한 모임이라 하겠다.

 

  나와 나이대가 비슷하고 성별이 같아 친해진 친구들이 있는데 그들은 매 주 파노말 라이딩에 나가고 있다. 파노말 라이딩에 다녀오면 하나 같이 입을 모아 말한다. 너어무 재미있었다고. 너도 꼭 나오라고.


   하지만 나는 파노말 라이딩에 가지 못한다. 왜냐면 나는 파노말이 없으니까. 휴~~ 내 기준에서 파노말은 비싸도 너무 비싸다. 나도 같이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어찌 없겠는가. 하지만 어쩔 수 없다. 파노말을 질러버릴 용기도 없고 쿨하게 그들을 보내 줄 아량도 없으니 진퇴양란이다.


   자전거 타는 사람이 자전거만 잘 타면 되지않냐고? 그러게. 하지만 그녀들은 나보다 자전거도 잘 탄다. 도대체 나는 어디에다 발을 뻗어야할지 모르겠다. 파노말을 츄리닝 한 벌 사듯이 살 수 있는 그녀들이 부럽고, 그 옷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그녀들의 마른 몸매와 가벼운 몸무게로 업힐을 슝슝 오르는 폼까지 하나 같이 샘 나고 부러운 것 투성이다.


   질투가 난다. 열등감이 생긴다. 이런 감정을 안고 그녀들을 대하는 내가 너무 못나고 부끄러워 자괴감이 든다. 그녀들을 있는 그대로 아끼고 사랑하고 싶다. 여유있는 그녀들이 진심으로 나를 대하는 것 처럼 말이다. 함께 있으면 기분 좋은 사람, 없으면 생각나는 사람. 그녀들에게 내가 그런 사람인 것을, 나는 이미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너무 애쓰지 말자. 그녀들과 나 사이를 가로지르는 보이지 않는 점선(접는 선)을 실선(자르는 선)으로 만들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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