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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썸머 Nov 07. 2023

[뷰티마케팅] 01. 웨이크메이크가 달라졌어요

한국에 없는 블루 컬러 후기+ 올영 브랜드가 네이버에 선런칭한 이유


웨이크메이크 소프트 블러링 아이팔레트 '13호 블루코어 블러링' 
가격: 34,000원


일명 '컬러 맛집' 웨이크메이크에서 지난 10월 초 신상 '쉘 위 글로우 컬렉션' 을 출시했습니다. 글로우 쿠션 + 듀이 젤 글로우 틴트+ 글로우 파운데이션+ 듀이 젤 글레이즈드 스틱 + 귀염뽀짝한 졸리레이드 키링 + 블루코어 블러링 아이팔레트까지, 바야흐로 글로우 트렌드에 물든 23년 F/W 시즌 코덕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 위한 조합으로 가득 찬 제품들이었죠. 실제로 출시 당일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첫 선을 보이자마자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누렸습니다.  


스펀지와 메쉬 망 2중 구조라는 독특한 구성으로 많은 유튜버들이 극찬한 '웨이크메이크 워터 글로우 코팅 쿠션 (가격 28,000원)', 투명하게 반짝이는 '글래시 플로우' 컬러와 모브빛 핑크가 은은하게 반짝이는 '글래시 모브먼트' 컬러를 추가한 '듀이 젤 글로우 틴트 (가격 14,000원)', 다크닝 없이 픽싱되는 '워터 벨벳 커버 파운데이션' 등등 탐나는 제품들이 많이 출시되었지만, 저는 오늘 아직 K-뷰티업계에서 보기 힘든 '13호 블루코어 블러링' 에 대해서 간단한 리뷰 및 제가 생각한 인사이트를 얼마간 적어보려 합니다.



제품 구매 계기 및 후기 


제가 이 팔레트를 사야겠다고 결심한 건 '민카롱님' 유튜브를 본 이후였습니다. 평소에도 메이크업 유튜버 분들을 일부 구독해놓고 보는 편인데 그날 유튜브 추천영상 목록에 뜬 민카롱님이 완전 블루코어 그 자체더라고요. 궁금해서 들어가봤더니 이 제품으로 메이크업을 하셨더라고요..! 다른 대중적인 컬러 팔레트와 달리 독특한 컬러가 눈에 띄어 구매를 결심했습니다. 그 전에도 웨이크메이크 인스타그램을 보고 제품이 출시된 걸 인지는 하고 있었고 관심은 갔는데, 안 사고 있다가 메이크업 룩보고 구매를 결심한 것이지요. 확실히 색조의 경우 비주얼적인 부분으로 소비자의 기대감,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 거야' 라는 심리를 자극하는 게 가장 중요한 듯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Ju3j3ZzmdY&t=20s

뷰티 유튜버 '민카롱'님의 블루코어 메이크업 영상. 조회수 4.4만회


저의 경우에는 브랜드 공식 SNS를 보고, 궁금해서 실제 써 본 사람이 누가 있는지 찾아본 뒤, 유튜버의 실제 연출 룩을 보고 반해서 구매를 결정했던 것 같네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심미적인 부분이 중요해 색조의 경우 왠만하면 '예쁘면 다 사' 파입니다. 밀착력이나 지속력이 중요한 베이스 제품은 조금 후기를 더 꼼꼼히 보고요.




출처: 올리브영 웨이크메이크 '소프트 블러링 아이팔레트' 상세페이지 



총 16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쿨한 컬러감이네요. 상세페이지에 보면 극단적인 여름 쿨톤을 위한 컬러라고 되어 있네요. 이번 여름 출시되었던 10호 레이지 핑크 블러링보다 더 푸른기가 많이 감도는 컬러들로 이뤄진 팔레트입니다. 블루/퍼플/핑크/애쉬 컬러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맨 마지막 블랙+펄 컬러가 눈에 띄네요. 제형은 전체적으로 매트한 타입이 많은데 블루 컬러만 유독 쉬머/글리터 제형으로 이뤄져 있네요. 


블루 컬러는 터닝/블루코어/블루 스파클 3가지 컬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3가지 컬러 모두 '아이시 블루' 같은 컬러감으로 흰기가 도는 느낌의 블루 컬러입니다. (생각보다 채도가 안 높아서 아쉬웠습니다.) 다가오는 겨울에 사용해주기 좋은 컬러라는 생각이 드네요. 블루 스파클은 완전 글리터 타입이었고, 터닝 컬러는 하이라이터로도 활용 가능할 은은한 아이시 블루였습니다. 가장 메인 컬러는 '블루코어' 컬러였어요. 




아까 눈에 띈다고 말했던 블랙 컬러입니다. 은은한 펄이 박혀서 마치 밤하늘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네요. 요 컬러는 요즘 트렌드인 세미 스모키 트렌드에 따라 넣은 컬러가 아닐까 싶습니다. <코스모폴리탄>에 따르면 요즘의 스모키 메이크업 트렌드는 예전과 달리 은은하게 번지듯이 그라데이션으로 메이크업하는 게 트렌드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일까요? 마지막 줄의 컬러는 명도에 따라 그라데이션이 가능하도록 컬러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미스모키를 한 르세라핌 허윤진, 아이브 장원영 / 출처: 코스모폴리탄











손목에 얹었을 때 밀착력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특히 글리터 타입 컬러들도 가루날림이 크게 없고 피부에 착 붙는 점이 개인적으론 마음에 들었던 섀도우에요. 텁텁하지 않고 맑게 잘 쌓입니다. 다만 컬러가 컬러인 만큼 데일리 활용은 조금 어렵지 않을려나 싶습니다. 실제로도 유튜브나 온라인 후기보면 '데일리 활용으로는 어려울 듯한데, 소장용으로 구매했다.' '일상용으로는 절대 못 바를 것 같다' 라는 반응들이 많습니다. 





"진짜 예쁩니다..근데 밖에 하고 다닐 것 같진 않아요 아직까진"
-올리브영 베스트 상단 노출 후기 
"투명하게 빛나는 쿨 글로우 메이크업부터 세미 스모키 메이크업까지 조합하는 재미가 있음. 블루&퍼플 조합이 데일리로 바르기 부담스럽긴 한데 완성해보니 예뻤어요." -올리브영 탑리뷰어 후기
"라이트한 색감으로 여쿨라에게 추천하지만 구성 자체로도 소장 가치가 낭낭한 제품" -올리브영 후기


"신상 너무 이뻐서 일단 사긴 했지만 어떻게 이용할지 몰랐는데 영상 감사합니다ㅠㅠ"- 민카롱님 영상 내 댓글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거울 보고 포기했어요ㅎㅎ.. 이 팔레트는 하나 쯤 소장하고 싶은 느낌이랄까요..? 완전 카롱님이라 소화 가능한 색상들인 거 같아요" -민카롱님 유튜브 댓글



이런 식으로 대체적으로 어떻게 이용할지 모르겠다, 소장 가치가 있어 샀다와 같은 의견이 주를 이룹니다. 그 중 '소장 가치'가 있다는 데에 눈길이 가는데요, 브랜드와 제품은 많아지고 비슷비슷한 컬러로는 경쟁력이 없으니 실제 사용 여부보다 일단 소장하고 싶은 컬러, 일단 눈길을 끄는 색감과 미학적 디자인-> How To Use 소개 의 순으로 마케팅을 진행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요런 독특한 컬러를 뽑는 브랜드는 국내에는 힌스, 아멜리 등이 있고 해외에는 어반디케이, 컬러팝 등 더 많긴 한데, 항상 대중적인 컬러를 고수해오던 웨이크메이크가 이런 컬러를 출시했다는 게 의외라는 생각이었어요. 






500% 웜톤인 사람이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쿨한 아이시블루 느낌으로 메이크업을 완성해 봤습니다. 위쪽 눈 두덩이는 블루 컬러에 퍼플을 얹었고 아래 애교살에는 핑크 컬러를 얹었어요. 그리고 저는 웜톤이라 화이트 컬러를 베이스로 뜨면 아이메이크업이 동동 뜨기 때문에 맨 오른쪽 베이지한 컬러를 베이스로 발랐습니다.


실제로 눈 위에 올렸을 때에는 파란색이 엄청 세다기보다도 글리터 때문인지 투명+아이시한 느낌이 들어서 촌스러운 느낌보다는 차갑고 쿨한 아이시한 느낌이 더 듭니다. 생각보다 80년대스러운 컬러감은 아니었어요. 물론 사람마다 발색 후기가 다르고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쿨한 컬러라면 거의 하얗고 투명한 13-19호 쿨톤분들이 쓰면 베스트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눈두덩이 중앙에 얹은 '블루스파클' 글리터는 약간의 가루날림이 있었어요. 핀터레스트 같은 데서 많이 볼 수 있는 메이크업을 구현하는 데에 제격일 거 같아요. 




올리브영 브랜드 웨이크메이크, 왜 네이버에서 출시?


요번 웨이크메이크의 제품 출시는 다른 때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원래 웨이크메이크는 올리브영 브랜드이고, 올리브영 위주로 신제품을 런칭해 왔어요. 실제로 올리브영은 국내 뷰티 구매 플랫폼 중 1위를 달리는 선두주자이기도 하니까요. 그 예로 직전 컬렉션인 '런던브라운' 가을 신상을 한 번 봅시다. 


출처: 웨이크메이크 인스타그램. 런던브라운 컬렉션 출시 당일.

첫 런칭부터 올리브영에서 했지요. 올리브영의 주요 고객층 특징은 색조화장품 구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35세 미만 젊은층 고객 비중이 62% 이상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입니다. 2035의 젊은 코스메틱 고관여 고객이 많이 몰려 있는 플랫폼이지요. 그러다 보니 색조 브랜드로써 올리브영에 선런칭하고 올리브영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쳐 나가는 것은 너무도 당연했죠.

출처: 리테일토크, '엔데믹 이후 뷰티 구매채널 변화' (2023.08.30)

그런데 이게 왠일? 화장품 업계 독점 강자인 올리브영을 네이버쇼핑이 가뿐히 이겼습니다. 최근 2023년, 뷰티 구매의 경우 쿠팡 > 네이버쇼핑> 올리브영 순으로 구매가 일어났지요. 뷰티 채널에서 매출을 고려한다면 네이버 페이를 무시할 수 없게 된 겁니다. 게다가 아래 사진보면 알 수 있듯 전체 카테고리 이커머스시장에서는 네이버 쇼핑이 단연 1위입니다. 물론 올리브영도 3위인만큼 TOP3안에 들어가지만, 네이버쇼핑이 가진 특장점이 하나 있지요. 


출처: 리테일토크, '엔데믹 이후 뷰티 구매채널 변화' (2023.08.30)
출처: 더피알, '대도시 소비자들, 쿠팡보다 네이버에서 더 많이 쇼핑' (2023.08.30)


우선 네이버쇼핑의 장점으로, 주문 및 결제가 편리합니다. 네이버페이를 통해 웹사이트에 가입하지 않았더라도 소비자가 버튼 하나 눌러 편하게 구입 가능하죠. (판매자 입장에서도 굳이 번거롭게 오픈마켓 내에 입점을 하지 않아도 네이버페이만 붙이면 오픈마켓에 입점한 것과 똑같은 효과를 낼 수 있고요) 게다가 네이버페이로 구매하면 추가 리워드를 줍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네이버쇼핑으로 구매하는 게 훨씬 간편하죠. 웨이크메이크의 경우, 어차피 현재 자사몰은 따로 없고 자체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제품 구매가 일어나도록 하면 되는 거라고 판단했을 거라고 생각되고요.


출처: 리테일토크, '엔데믹 이후 뷰티 구매채널 변화' (2023.08.30)

게다가 네이버쇼핑은 올리브영과 달리 구매 연령층이 젊은층과 중장년층에 고르게 퍼져있는 플랫폼입니다. 그러다 보니 올리브영처럼 젊은 색조 화장품 구매자를 집중 타깃팅하기보다는, 전 연령대에 걸쳐 고르게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장점이 있지요. 즉, 특정 고객층뿐 아니라 폭넓은 고객 연령층에게 간편하게 구매를 일으킬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이 네이버쇼핑인 것입니다. 


출처: 웨이크메이크 공식 인스타그램


그래서일까요? 쉘위글로우 컬렉션은 네이버로 선런칭을 시도한 뒤에 올리브영에 런칭했습니다. 주요 타겟이 올리브영 내 2035 뷰티 고객들인만큼 이들을 놓칠 순 없지만, 올리브영보다 점유율이 높은 네이버에서 우선 선런칭함으로써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에게 판매를 진행하고 런칭 초기 매출을 높이려는 전략이 아닐까 예상합니다. 실제 매출도 많이 오를 것이고, 런칭하자마자 매출을 확 올리면 추후 이 자체를 '런칭하자마자 주문 폭주! 인기!' 와 같은 식으로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좋을 테니까요. 

10월 4일  네이버 '웨이크메이크' 검색어 트렌드.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에서 지난 3개월 간 '웨이크메이크' 키워드를 검색한 결과입니다. 10월 4일 유독 웨이크메이크 검색량이 매우 높죠. 10월 4일은 쉘위글로우 컬렉션 정식 런칭 기념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진행한 날입니다. 검색어가 매출과 꼭 직결되는 건 아닙니다만, 

출처: 메조미디어 2022 화장품 업종 분석 리포트

위와 같이 3-40대 고객들은 화장품 정보를 포털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네이버 검색량이 상승했다는 것은 그만큼 네이버 검색을 통해 웨이크메이크 라이브방송에 접속한 3-40대 고객들도 꽤 있었을 거라는 어느 정도의 참고가 될 수 있겠네요. 


결론적으로, 올리브영이 여전히 부동의 뷰티 플랫폼 1위이긴 하지만 플랫폼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이번에는 네이버를 통해 더 넓은 고객층을 대상으로 판매량을 증대시키려 했다는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건축 관련 책에서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트렌드를 예측하는 방법은 없다. 미래에 뭐가 유행할지 정확히 맞추는 건 불가능하다. 단지 퀄리티와 콘셉트에 충실한 건축이 생기면, 사람들이 그걸 좋아하고, 그게 트렌드가 되어 가는 거다.' 라고 말이죠. 저는 이 말이 제품에도 적용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달리 트렌드가 제시되는 게 아닌 소비자들의 마음을 혹한 제품이 있다면, 그냥 그 제품의 특성이 트렌드가 되는 거라고 말이죠. 그런 점에서 저는 웨이크메이크 제품이 블루코어 트렌드를 새로 만들어갈 수 있는 조건은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이미 '컬러가 너무 예뻐서 소장 가치가 있다' 라는 평을 듣고 있죠.  


쇼츠, 인스타그램에서 블루코어 메이크업을 쳤을 때 힙한 감성의 메이크업 후기 사진들과 영상이 올라오고 있는 것이 최근 많이 보입니다. 많은 코덕 분들이 '이건 일단 사고 봐야지', '일단 소장 각'이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선 우선은 고객들의 관심을 끄는 데에는 성공했고, 이 글을 기획한지 좀 된 지금 시점에서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쇼츠를 중심으로 블루코어 메이크업 룩이 인플루언서들 위주로 올라오면서 대세감을 확보하려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네요. 앞으로 블루코어 메이크업 트렌드가 얼마나 유행할지, 웨이크메이크 제품이 얼마나 입소문이 퍼질지 기대가 되네요. 내친김에 저도 특별한 날에는 블루코어 메이크업 시도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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