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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쏠라루시 May 27. 2024

누가 안아줄까..


5:30 저절로 눈이 떠졌다

시끄러운 차소리에

나는 지금 어디인가 싶었다

잠시 눈을 감았다 떴을 뿐인데

아침이 된 느낌이다.


집에 돌아오니 역시 아무도 없다.

어제 오후 내가 나가기 전 모습 그대로이다.

잠시 문밖에 나갔다 들어온 느낌이다.


“너도 한 번 빈집에 들어가는

기분이 어떤지 느껴봐.“ 이러려고

외박했는데 실패했다.

이 기분은 언제나 내 몫이구나.


남편은 작업실을 갖게 되면서부터

집은 가끔 와서 밥 먹고, 씻고

그러다 자기 하고 싶은 얘기만

실컷 내뱉고 가는 그런 공간이 되었다.


나와 함께 사는 공간이 아닌

그냥 잠깐 거쳐가는 휴게소.



나는 그냥 라디오 음악을 틀고

아침을 먹는다.

문득 스치는 생각에 눈물이 난다.


아무도 나를 안아주는 이가 없구나.

그냥 “그랬구나. 힘들었겠다. ”

가르침이 아닌 그런 토닥거림이 필요했다.


내 안에 상처 많은 어린 자아가

가끔씩 튀어나온다.

내 마음 좀 안아달라고

어리광을 부린다. 그런데 아무도 없다.


생각해 보면 나뿐이겠나 싶다.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다.

서로 기대며 사는 게 사람인데

서로 기댈 수 없는 게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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