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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레니스 Mar 07. 2024

미트패킹에서 생긴 어긋난 관계 II

외국인과 맞서고 싶을 때



30분 정도 지났을까(1시간 이상 느껴질 정도로 지루했다), 유카짱은 파트너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얼굴 표정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 반면에 물 만난 고기처럼 소피아는 표정이 밝았다. 우리는 새벽 2시가 돼서야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며칠 뒤 소피아와 나는 다퉜다. 그날 이후 신경이 예민한 데다 소피아의 수다에 시끄러워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동안 쌓인 감정이 쌓여서 난 그녀에게 한국말로 욕 한 사발을 퍼주었다. 소피아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감지하고 순간 멈칫했지만, 이내 아까 한 말이 뭐냐고 질문을 했다. 

그래서 난 그녀의 귀에다 조용히 "너 진짜 못생겼어, 그러니까 꺼져" 

매섭게 눈을 갈겨주면서 야무지게 사건이 일단락됐다. 다음날 그녀는 방을 옮겼다.

 





과거 호주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가 있었는데 영어를 어떻게 하면 너처럼 잘하냐고 했더니 미국 유학 시절, 외국인과 싸울 일이 있었는데 영어를 못 하니까 너무 답답했다고 한다. 그날 이후로 영어를 열심히 공부했고 싸울 일이 있을 때 써먹을 말을 달달 외웠다고 한다. 그러면 외국인이 더 이상 무시하지 않는다고. 그의 일화를 들으니 처절했던 모습이 상상됐다. 만약 영어가 유창하지 않을 때 외국인이 무시하면 한국말로 욕을 해주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날 난 그 조언대로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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