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대환 Oct 31. 2020

커피

(1) 어쩌다 널 만나서...

    내 기호품 중에 하나가 커피다.


    새를 보기위해 자주 찾아갔던 곳이 강릉이다. 언제부턴가 강릉이 커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그것도 흔히 우리가 접하는 커피가 아닌 매우 생소한 커피였다. 우리가 흔히 블랙이라고 마시는 커피와는 뭔가 절차나 느낌이 달랐다. 사실 처음에는 맛도 잘 몰랐다.


    새를 보러 강릉에 갔다가 새가 없거나 잠시 휴식을 취할 때면 언제나 커피를 마신것 같다. 나름 입맛이 예민한 편인지라 다양한 커피의 맛을 쉽게 구별할 수 있었다.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마시다 보면 알 수 없는 지역과 알 수 없는 이름의 커피를 접하게 된다. 하지만 난 그저 한잔의 커피를 마시며 버지니아 울프의....  아...  이건 좀 아닌가?


    인천으로 돌아가려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한다. 이 때 필요한 것 역시 커피다. 테이크아웃으로 큰 컵에 커피를 사고 그 카페인의 도움으로 인천까지 달리곤 했다. 이땐 맛으로 먹는게 아니라 안잘려고 먹는 것이니 선택의 여지도 없다.


    사실 난 카페인에 매우 예민한 체질이다. 과거 대학을 다닐 때 안잘려고 하루에 커피를 머그컵으로 8잔씩 들이킨 적도 많았다. 그땐 깡으로 커피를 먹었던것 같다. 이렇게 커피를 먹으면 잠도 안오지만 속이 완전히 뒤집어진다. 입어 들어가는 것은 무조건 다시 나온다. 그것이 물이든 담배 연기든 마찬가지였다. 그런 식의 악연이 커피와 나의 관계였기 때문에 그 후 난 커피를 별로 즐겨 마시지 않았다.


    그랬던 커피를 전혀 다른 분위기, 맛으로 새롭게 접하게 되다니...   아이러니한 세상이다. 카페에서 커피를 드립하는 모습을 자주 보면서 생각보다 장비가 별게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하였고 얼마 안되는 돈으로 드립을 위한 다양한 장비를 구입하였다. 로스팅한 원두를 사고 그걸 적당히 갈아서 드립을 한다. 강릉에서 먹었던 맛을 아니지만 전문가가 아닌 내가 내린 커피도 나름 먹을만한 커피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카페인 민감성은 여전해서 이렇게 커피를 마시면 그날 저녁을 잠을 못잔다. 잠을 못 자 다음날 고생을 하지만 그래도 커피의 휴혹은 거부하기 힘들다. 그리곤 또 다시 한 잔을...   이런 식으로 한 잔이 늘어나면서 점점 캐페인 민감성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젠 커피 한잔 마시고 잠을 잘 정도로...   ㅋㅋㅋ   이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